여행의 설렘을 안고 남해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서둘렀음에도 꼬르륵거리는 배는 어쩔 수 없었다. 남해에서의 첫 끼를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하다가, 지인의 강력 추천으로 ‘난향’이라는 곳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황태칼국수라는 다소 생소한 메뉴였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이었다.
도착했을 때는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미 가게 앞에는 십여 명 정도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맛집은 맛집인가 보네’ 생각하며 나도 대열에 합류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살펴보니 황태칼국수와 메밀전병, 단 두 가지 메뉴만이 존재했다. 단촐함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일까, 더욱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테이블은 5~6개 정도의 아담한 규모였고, 방 안에는 6~8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는 정갈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벽에는 메뉴와 함께 “저희 매장은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갓 지은 따뜻한 밥을 먹는 기분이 들 것 같아 더욱 설렜다.
자리에 앉자마자 황태칼국수와 메밀전병을 주문했다. 주문 후에도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이미 마음은 편안했다. 기다림마저 맛집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여유를 즐겼다. 가게 한켠에서는 중절모를 멋스럽게 쓰신 사장님께서 직접 요리하시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장인 정신은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황태칼국수가 눈 앞에 나타났다. 뽀얀 국물 위로 김가루와 파가 송송 뿌려져 있었고, 황태와 해산물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큼지막한 그릇에 담겨 나온 모습은 푸짐함을 넘어 넉넉함마저 느끼게 했다. 마치 할머니가 손주를 위해 정성껏 끓여준 칼국수 같은 푸근함이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니, 탱글탱글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면발은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딱 적당한 굵기였다. 후루룩 소리를 내며 면을 입 안으로 가져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은 입 안에서 기분 좋게 춤을 추는 듯했다.
국물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뽀얗고 깊은 국물은 황태와 해산물의 시원함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마치 사골 육수처럼 진하면서도, 전혀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다. 은은하게 퍼지는 황태의 향은 입 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진하고 담백한 국물은 전날 과음으로 지쳐있던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듯했다.
함께 나온 반찬들도 훌륭했다. 특히 유자 단무지는 난향의 숨겨진 보석이었다. 은은한 유자 향이 감도는 단무지는 아삭아삭한 식감과 함께 입 안을 상큼하게 정화시켜 주었다. 겉절이 김치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신선한 김치는 칼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젓갈을 낭낭히 넣은 김치는 칼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칼국수를 어느 정도 먹었을 때, 메밀전병이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전병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려 나온 전병에서는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전병을 한 입 베어 무니, 매콤한 양념과 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쫄깃한 메밀 피는 씹을수록 고소했고, 속은 매콤하면서도 깔끔했다. 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특히 유자 단무지와 함께 먹으니,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더해져 더욱 특별했다.

정신없이 칼국수와 전병을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넉넉한 양이었지만, 너무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싹싹 비우니, 속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칼국수 면을 다 먹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다음에는 꼭 밥을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따뜻한 물음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의 친절함과 음식의 맛, 그리고 가게의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식사였다.
난향에서의 식사는 남해 여행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는 순간이었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남해의 정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남해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난향의 황태칼국수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특히 전날 술을 많이 마셨다면, 난향의 황태칼국수는 최고의 해장 음식이 될 것이다.
가게를 나서며 다시 한번 뒤돌아봤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난향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는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나 역시 다음 남해 여행 때 난향을 다시 방문할 것을 다짐하며 발길을 돌렸다. 그때는 꼭 메밀전병과 함께 황태칼국수 곱빼기를 시켜 먹어야지.

난향 방문 후기 요약:
* 맛: 진하고 담백한 황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가 일품. 유자 단무지와 겉절이 김치는 칼국수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메밀전병 역시 매콤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훌륭하다.
* 메뉴: 황태칼국수, 메밀전병 두 가지 메뉴만 판매.
* 서비스: 사장님의 친절하고 따뜻한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 분위기: 아담하고 정갈한 분위기.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특징: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시작되므로,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오전만 영업하므로, 방문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 꿀팁: 남자라면 칼국수 양이 다소 부족할 수 있으므로, 공기밥을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유자 단무지는 꼭 리필해서 먹자.
또 다른 메뉴, 놓칠 수 없는 맛:
* 황태해장국: 칼국수 대신 밥이 들어간 황태해장국도 판매한다면,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제격일 듯하다. 칼국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 여름 특별 메뉴: 콩국수: 여름에는 시원한 콩국수를 판매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난향을 찾을 것 같다. 진한 콩 국물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는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난향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 위치: 남해군 삼동면 (정확한 주소는 검색을 통해 확인)
* 영업시간: 오전 시간만 영업 (자세한 시간은 검색을 통해 확인)
* 주차: 가게 옆에 4~5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혼잡할 수 있으므로 주변 갓길에 주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 웨이팅: 맛집으로 소문나서 웨이팅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더욱 붐비므로, 오픈 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화 문의 후 방문하면 웨이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남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난향에 들러 황태칼국수의 참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남해 지역의 맛집 경험이 될 것이다. 푸짐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다 보면, 남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