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다. 숲 속의 정원이라는 콘셉트, 그리고 그 안에서 맛보는 메기탕이라니. 담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창밖 풍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목적지는 ‘담소정’, 지인들에게 익히 들어왔던 그 이름이었다. 드디어 오늘, 그 맛을 직접 경험해볼 기회가 왔다. 담양 지역에서 손꼽히는 맛집이라고 하니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굽이굽이 길을 따라 들어가니, 과연 소문대로 아름다운 정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푸른 나무들이 햇살을 가려주는 덕분에 한낮의 뜨거운 기운도 잊을 수 있었다. 나무로 지어진 듯한 입구는 정갈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입구에는 ‘담소정’이라는 나무 간판이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위에는 복(福)자가 새겨진 작은 장식이 눈에 띄었다.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쾌적한 공간이 나타났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벽에는 정겨운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 풍경이었다. 마치 숲 속에서 식사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봤다. 메기탕, 빠가탕, 닭볶음탕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대표 메뉴인 메기탕이었다. 2인, 3인, 4인 기준으로 가격이 나뉘어져 있었고, 우리는 3인 메기탕을 주문했다. 공기밥은 별도라는 안내 문구가 있었지만, 메기탕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건 당연한 코스니까 망설임 없이 추가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놓였다. 김치, 나물, 젓갈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갓 무쳐 나온 듯한 부추는 신선하고 향긋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젓가락이 바쁘게 움직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기탕이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큼지막한 냄비 안에는 메기와 함께 시래기, 쑥갓, 팽이버섯 등 푸짐한 채소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붉은 국물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직원분께서 먹기 좋게 손질해주셨다. 메기는 뼈를 발라내고, 채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첫 국물을 맛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진하고 깊은 국물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흙냄새나 비린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메기 살은 부드럽고 쫄깃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식감은 정말 최고였다. 특히 시래기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시래기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으며, 메기탕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쑥갓의 향긋함과 팽이버섯의 쫄깃함도 메기탕의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어느 정도 메기를 건져 먹고 난 후, 공기밥을 주문해서 국물에 말아 먹었다. 역시, 이 맛이었다. 밥알에 촉촉하게 스며든 메기탕 국물은 정말 꿀맛이었다. 김치를 얹어 먹으니 더욱 환상적인 맛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누룽지가 나왔다. 따뜻하고 구수한 누룽지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배가 불렀지만, 누룽지까지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담소정은 음식 맛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정원과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직원분들은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했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정원을 잠시 거닐었다. 마삭줄기꽃이 활짝 피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싱그러움을 더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담소정은 정말 힐링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나 단체 모임으로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옆 테이블에서는 어르신들이 계모임을 하고 계시는 듯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니, 이곳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예전에 비해 국물 맛이 텁텁해졌다는 리뷰도 있었고,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그런 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직원분들은 친절했고, 음식 맛도 훌륭했다. 다만, 소비기한이 지난 막걸리를 제공했다는 리뷰는 조금 충격적이었다. 이런 부분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담양 맛집 ‘담소정’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가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 뜨끈한 메기탕 국물로 몸을 녹이니 정말 행복했다. 다음에 또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