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낮 시간이 비었다. 며칠 전부터 눈여겨봐둔 산본의 한 카페, ‘베타클럽’이 떠올랐다.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갤러리 분위기까지 겸비했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일었던 곳이다. 늘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예술적인 영감과 맛있는 커피를 동시에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발걸음이 저절로 그곳으로 향했다.
산본 중심가, 복잡한 상점들을 지나 조금 걷다 보니,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베타클럽이 모습을 드러냈다. 밖에서 보기에도 꽤 넓어 보이는 공간. 푸른색 배경에 흰색 필기체로 적힌 “betaclub” 간판이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기대했던 것 이상의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 덕분에 답답함 없이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은은한 조명이 공간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고, 벽면에는 감각적인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작은 갤러리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었다.
평일 오후 3시쯤이라 그런지, 카페는 비교적 한산했다. 덕분에 조용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마음에 들었다. 자리를 잡기 위해 카페 내부를 둘러봤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넉넉하게 떨어져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방해 없이 대화를 나누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좋아 보였다. 콘센트가 있는 자리도 많아서 노트북을 들고 와 작업하는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일 듯했다. 실제로 몇몇 테이블에서는 노트북을 켜놓고 작업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어디에 앉을까 고민하다가,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블라인드가 쳐진 창문 밖으로는 은은한 햇살이 들어왔다. 적당히 밝은 빛 덕분에 눈이 피로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커피 종류가 다양했는데, 묵직한 초콜릿 향이 나는 커피를 선호하는 나에게 딱 맞는 아메리카노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달콤한 게 당기는 날이었다. 그래서 아찔하게 달콤하다는 후기가 인상적이었던 크로플과 아이스크림 조합을 선택했다. 음료는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크림 라떼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카페 내부를 좀 더 자세히 둘러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벽면에 걸린 그림들이었다. 갤러리 카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림들이 꽤 수준 높아 보였다. 알고 보니, 베타클럽은 매달 전시가 바뀌는 곳이라고 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어떤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림 옆에는 작가 이름과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그림들을 하나하나 감상하면서, 잠시나마 예술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카페 한쪽에는 드립 커피를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원두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커피에 대한 사장님의 진심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로스팅도 직접 한다고 하니, 커피 맛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다음에는 꼭 드립 커피를 마셔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잠시 후, 주문한 크로플과 크림 라떼가 나왔다. 크로플 위에는 큼지막한 아이스크림이 듬뿍 올라가 있었고, 그 위에는 초콜릿 시럽이 뿌려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이었다. 크림 라떼는 부드러운 크림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왔다. 사진을 몇 장 찍고, 드디어 크로플을 맛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크로플에, 쫀득한 식감의 아이스크림이 더해지니, 입안에서 황홀한 맛이 느껴졌다. 특히, 아이스크림이 저렴한 맛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맛이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달콤한 크림 라떼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는 듯했다.
크로플을 먹으면서, 벽에 걸린 그림들을 다시 한번 감상했다. 그림을 보면서, 나만의 상상력을 발휘해봤다. 그림 속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고, 그림 속 풍경 속에 들어가 보기도 했다. 잠시나마 현실의 걱정을 잊고, 예술 속에서 자유로운 상상을 펼칠 수 있었다. 베타클럽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크로플을 다 먹고, 이번에는 초코 테린느를 추가로 주문했다. 꾸덕꾸덕한 식감의 초코 테린느는, 진한 초콜릿 맛이 일품이었다. 달콤한 크로플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테린느와 함께 나온 크래커, 견과류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면서, 카페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찾아봤다. 베타클럽은 2022년부터 시작된 곳으로, 커피와 디저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원데이 클래스와 커핑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카페가 아니라,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사람들에게 다양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카페 내부에는 그림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많이 놓여 있었다. 형형색색의 의자들이 눈에 띄었고, 테이블 위에는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었다. 곳곳에 놓인 식물들 덕분에, 공간이 더욱 생기 있어 보였다. 음악 선곡도 훌륭했다. 잔잔한 팝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카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마치 누군가의 잘 꾸며진 작업실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이었다.
시간이 꽤 흘렀다. 어느덧 카페에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계산대에는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커피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네, 정말 맛있었어요. 분위기도 너무 좋고, 그림들도 인상 깊었어요”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카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따뜻한 햇살이 나를 반겼다. 베타클럽에서 보낸 시간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 기분이었다.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예술 작품 덕분에, 힐링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산본에서 특별한 분위기의 맛집 카페를 찾는다면, 베타클럽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매달 바뀌는 전시를 감상하고,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함께 그림을 감상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나눠 먹어야겠다. 베타클럽은 나에게 단순한 카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이 되었다.

베타클럽을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벅차올랐다. 일상에 지쳐 있던 나에게, 베타클럽은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예술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방문해서,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겠다. 산본에 이런 멋진 공간이 있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베타클럽은 산본의 보물 같은 존재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