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마저 행복한, 신대방삼거리역 일진아구찜에서 맛보는 서울 아구찜의 정석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 저녁, 뜨끈하고 매콤한 음식이 간절했다. 문득 떠오른 건 신대방삼거리역 근처에 있다는 아구찜 맛집, ‘일진아구찜’이었다. 퇴근하자마자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평일 저녁인데도 가게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소문난 곳은 다르구나 싶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 사이로 오가는 분주한 직원들의 모습과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활기찬 분위기를 더했다. 벽 한쪽에는 다녀간 손님들의 흔적인 듯, 낙서와 메시지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노포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자리에 앉자마자 아구찜 2인분을 주문했다. 주문이 밀려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는 이야기에 살짝 걱정했지만, 뭐 어쩌랴. 기다리는 시간마저 맛집 탐방의 일부 아니겠는가. 밑반찬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놓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뽀얀 청포묵이었다. 김가루가 솔솔 뿌려진 청포묵은 간장 양념에 살짝 버무려져 나왔는데,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젓가락으로 집어 한입에 넣으니, 묵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들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들

이번에는 하얀 두부 위에 양념장이 살짝 올려진 두부김치를 맛봤다. 따뜻한 두부의 부드러움과 매콤한 양념장의 조화가 훌륭했다. 슴슴한 듯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그 맛에 자꾸만 손이 갔다.

시원한 미역냉국도 빼놓을 수 없었다. 살얼음이 동동 뜬 냉국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미역 특유의 향긋함과 새콤한 국물이 어우러져, 아구찜을 먹기 전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구찜이 나왔다. 커다란 접시 가득 담긴 아구찜의 비주얼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붉은 양념과 푸짐하게 올려진 콩나물, 그리고 큼지막한 아구 살이 시선을 강탈했다.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아구찜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아구찜

젓가락을 들어 아구 살을 집어 들었다. 탱탱하고 쫄깃한 아구 살은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입안에 넣으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아 더욱 만족스러웠다.

아삭아삭한 콩나물도 빼놓을 수 없었다. 콩나물은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자랑했다. 콩나물의 시원함이 아구찜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듯했다.

양념은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해서 살짝 걱정했는데, 먹다 보니 은근히 매운맛이 올라왔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양념은 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이었다.

아구찜을 먹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아구의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쫄깃한 껍질, 부드러운 살, 그리고 톡톡 터지는 알까지, 버릴 부위 하나 없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아구 특수부위는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아구의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아구의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어느 정도 아구찜을 먹고 나니, 자연스럽게 볶음밥이 생각났다.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고민할 것도 없이 볶음밥 1인분을 주문했다.

직원분이 직접 볶아주신 볶음밥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김 가루와 참기름이 듬뿍 들어간 볶음밥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식욕을 자극했다. 한 입 먹어보니, 매콤한 양념과 밥알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볶음밥을 먹으니, 아구찜의 매운맛이 한층 더 깊어지는 듯했다.

정신없이 볶음밥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서비스라며 닭다리 튀김을 내어주셨다. 갓 튀겨져 나온 닭다리 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섰다. 나오면서 보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아구찜을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오랜 시간 사랑받는 맛집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포장도 깔끔하게 잘 되어 나온다.
포장도 깔끔하게 잘 되어 나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뜨끈하고 매콤했던 아구찜의 여운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신대방삼거리역 일진아구찜은 앞으로도 내가 자주 찾게 될 서울맛집이 될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총평:

* 신선한 아구와 푸짐한 양, 그리고 칼칼한 양념의 환상적인 조화
* 다양한 아구 부위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
* 청포묵, 두부김치 등 훌륭한 밑반찬 구성
* 볶음밥은 필수!
* 친절한 서비스는 덤
* 다만, 사람이 많아 대기시간이 길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함
* 주차 공간이 없는 점은 아쉬움

꿀팁:

* 피크 시간대를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매운맛 조절이 가능하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 내장을 추가하면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탐방하게 될까? 벌써부터 설렌다.

푸짐하게 담긴 아구찜 한 상
푸짐하게 담긴 아구찜 한 상
아구찜의 매콤한 양념이 밥을 부른다.
아구찜의 매콤한 양념이 밥을 부른다.
청포묵의 탱글탱글함이 입맛을 돋운다.
청포묵의 탱글탱글함이 입맛을 돋운다.
깔끔하게 포장된 아구찜
깔끔하게 포장된 아구찜
윤기가 흐르는 아구찜
윤기가 흐르는 아구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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