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으로 향하는 아침, 왠지 모르게 마음이 설렜다. 싱그러운 대나무 숲을 거닐 생각에 들뜨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나를 사로잡은 건 ‘유진정’이라는 맛집의 오리전골이었다. 지인들의 강력 추천과 수많은 후기들을 접하며, 그 특별한 맛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져갔다. 담양 지역명에 도착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유진정으로 향했다.
토요일 점심시간, 역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10분 정도 웨이팅 끝에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식당 안은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메뉴는 고민할 것도 없이 청둥오리전골 반 마리를 주문했다. 2인에게 적당한 양이라고 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역시나 냄비 가득 담긴 오리전골이었다. 진한 색깔의 국물 위로 싱싱한 미나리와 부추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마치 샤브샤브처럼, 숨이 살짝 죽으면 국물에 적셔 먹는 방식이라고 했다. 맑고 청량한 녹색 채소들과 붉은 빛이 감도는 육수의 조화가 시각적으로도 엄청난 식욕을 자극했다.
밑반찬도 하나하나 정갈했다. 잘 익은 김치, 콩나물 무침, 깍두기 등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오리전골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룰 것 같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흑임자 드레싱을 곁들인 두부였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곁들여 나온 시원한 동치미는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전골이 끓기 시작하자, 향긋한 미나리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참을 수 없는 기대감에 젓가락을 들었다. 미나리와 부추를 국물에 살짝 적셔 들깨 초장에 찍어 맛을 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미나리의 풍미와 고소한 들깨, 새콤달콤한 초장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한 식감 또한 훌륭했다.
오리고기는 일반 오리고기보다 훨씬 쫄깃하고 탄력 있었다. 오래 끓여도 살이 퍽퍽해지지 않고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육질이 살아있다고 해야 할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국물은 진하면서도 깔끔했다. 조미료 맛이 강하지 않아 좋았고, 간도 적당해서 부담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흔히 오리 요리에서 느껴지는 기름진 느낌도 전혀 없었다.

어느 정도 오리고기와 미나리를 건져 먹고 난 후, 쑥을 넣어 볶음밥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직원분께 볶음밥을 부탁드리면, 남은 국물에 밥과 김치, 쑥 가루 등을 넣고 직접 볶아주신다. 자작하게 남은 국물에 밥을 볶으니, 쑥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더욱 식욕을 자극했다.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마무리였다. 쑥의 향긋함과 짭짤한 김치, 고소한 오리기름이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만들어냈다. 특히 쑥 가루는 이 집만의 비법이라고 하는데, 볶음밥의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볶음밥 위에 김치를 올려 먹으니, 그 맛은 정말 꿀맛이었다.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밥알을 긁어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누룽지가 제공되었다. 숭늉처럼 구수한 누룽지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뜨끈한 국물을 마시니,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정말이지 완벽한 식사였다.
유진정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담양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신선한 재료,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미나리와 쑥을 활용한 오리전골과 볶음밥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대기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져 있었다. 역시 인기 있는 곳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대 옆에는 직접 만든 듯한 쑥 가루를 판매하고 있었다. 볶음밥 맛을 잊지 못해, 나도 모르게 하나 구입했다.

유진정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이었다. 담양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이 맛있는 오리전골을 함께 즐기고 싶다. 몸보신에도 좋고 맛도 훌륭하니, 분명 만족하실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담양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유진정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을 되새겼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삶의 큰 행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다음에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날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이 든다.

유진정은 매일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저녁 8시 30분까지 영업한다. 다만, 오후 3시 30분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니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 주차 공간은 넓은 편이지만, 식사 시간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조금 서둘러 도착하는 것이 좋다.
유진정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담양이라는 지역의 매력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해준 특별한 시간이었다. 싱그러운 자연과 맛있는 음식이 어우러진 담양은, 앞으로도 내 기억 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다시 방문하여, 이 행복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다. 유진정, 오래도록 그 맛과 정성을 변치 않기를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