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콧바람 쐬러 나선 부산, 그중에서도 활기 넘치는 남포동으로 향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며칠 전부터 눈여겨봐 둔 브런치 맛집, ‘커브쉐어’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마치 유럽의 작은 카페를 옮겨 놓은 듯한 아늑한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빈티지한 느낌의 간판과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져 묘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늑하고 감성적인 공간이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 아래 놓인 나무 테이블과 의자,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따스하고 정겨운 느낌이었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창가 자리는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외국인 손님들도 눈에 띄는 걸 보니, 이미 입소문이 꽤 난 모양이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파스타, 샌드위치, 토스트 등 다양한 브런치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쉬림프 로제 파스타’와 ‘에그인헬’은 다른 테이블에서도 많이들 시키는 듯했다. 잠시 고민 끝에, 나는 ‘쉬림프 로제 파스타’와 ‘고구마 페퍼로니 파니니’를 주문하기로 했다. 음료는 상큼한 ‘레몬 에이드’로 선택했다.
주문 후, 가게 안을 좀 더 자세히 둘러보았다. 벽면에는 다양한 그림과 사진들이 걸려 있었고, 한쪽에는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사람들은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노트북을 펴고 작업하는 사람, 친구와 수다를 즐기는 사람,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작은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뉴가 나왔다. 먼저 ‘쉬림프 로제 파스타’는 진하고 꾸덕한 소스가 면에 잘 배어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신선한 루꼴라가 플레이팅의 정점을 찍어주고, 파스타 사이사이 보이는 통통한 새우는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곧이어 나온 ‘레몬 에이드’는 톡 쏘는 탄산과 상큼한 레몬 향이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투명한 유리잔 속, 층층이 쌓인 색감이 눈을 즐겁게 했다. 얇게 슬라이스 된 레몬과 허브 잎 데코레이션은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여주었다.
파스타를 한 입 맛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에 감탄했다. 진한 로제 소스의 깊은 맛과 탱글탱글한 새우의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면발도 딱 알맞게 익어 쫄깃한 식감을 자랑했다. 특히 소스에 듬뿍 들어간 야채들은 신선함을 더했다. 느끼할 틈 없이, 계속해서 포크를 움직이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다음으로 ‘고구마 페퍼로니 파니니’를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 사이에, 달콤한 고구마와 짭짤한 페퍼로니가 듬뿍 들어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단짠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고구마의 부드러움과 페퍼로니의 짭짤함, 그리고 치즈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선사했다.
음식을 먹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 주셨고,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응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한 잔 주문했다.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커피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창밖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듯했다.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덩달아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었다.
커브쉐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감성적인 인테리어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남포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에그인헬’은 꼭 먹어봐야지.






부산에서의 짧지만 행복했던 브런치 타임. 남포동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 커브쉐어에서의 추억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음에 또 방문해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