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하루 종일 꽉 막혔던 업무 스트레스가 매콤한 무언가를 간절히 갈망하게 만들었다. 문득 떠오른 건 지인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던 증평의 럭키마라탕. 마라탕은 묘한 중독성이 있는 음식이다. 혀를 얼얼하게 마비시키는 듯한 매운맛과, 온갖 재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풍미는 지친 하루를 잊게 해주는 마법과 같다. 10시까지 영업한다는 정보에 늦지 않게 서둘러 차에 몸을 실었다.
가게 문을 열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마라탕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장식들이 걸려 있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다. , 에서 볼 수 있듯이, 깔끔하고 밝은 조명이 공간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마라탕의 핵심은 역시 신선한 재료다. 럭키마라탕은 이 점에서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냉장 쇼케이스 안에는 각종 채소, 버섯, 면, 꼬치 등 다양한 재료들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보니, 시들거나 변색된 부분 없이 싱싱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청결하게 관리된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본격적으로 마라탕 재료를 고르기 시작했다. 뽀얀 속살을 드러내는 청경채, 쫄깃한 식감이 기대되는 팽이버섯, 특유의 향긋함이 매력적인 쑥갓,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중국 당면까지. 넉넉하게 준비된 바구니에 먹고 싶은 재료들을 가득 담았다. 특히 눈에 띈 건 다양한 종류의 꼬치들이었다. 햄, 어묵, 새우 등 다채로운 꼬치들은 마라탕에 풍성함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고민 끝에 양고기를 추가하기로 했다. 마라탕 국물에 깊은 풍미를 더해줄 뿐만 아니라, 든든함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카운터에서 무게를 재고, 매운 단계를 선택했다. 매운맛을 즐기는 편이지만, 오늘은 은은하게 매콤한 2단계를 선택했다. 너무 자극적인 맛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를 둘러봤다. 혼자 와서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확실히 마라탕은 혼밥 메뉴로도 손색이 없는 음식이다. 테이블 한쪽에는 마라탕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땅콩 소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고소한 땅콩 소스는 매운맛을 중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라탕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붉은 기름이 몽글몽글 떠 있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했다. 푸짐하게 담긴 재료들은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보니, 숨어있던 재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탱글탱글한 면발, 아삭아삭한 채소, 쫄깃한 버섯, 그리고 부드러운 양고기까지. 다채로운 식감이 입안 가득 느껴질 것 같았다.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깊고 진한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얼얼한 매운맛이 혀를 감싸는 듯하더니, 이내 은은한 단맛이 뒤따라왔다. 2단계 맵기는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했던 것 같은데, 딱 적당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 매운맛이 아니라, 은근하게 올라오는 매운맛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젓가락을 멈추지 않고, 면과 채소를 함께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중국 당면은 특유의 쫀득함 덕분에 먹는 재미를 더했다. 양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국물과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선사했다.

중간중간 땅콩 소스를 곁들여 먹으니,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땅콩 소스는 마라탕의 맵기를 조절하는 역할도 하지만,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마법과도 같았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테이블에는 식초와 간장도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정신없이 마라탕을 흡입하다 보니, 어느새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이, 제대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럭키마라탕에는 특별한 서비스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아이스크림! 매운 마라탕으로 얼얼해진 입안을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달래주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은 공짜!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맛있는 마라탕으로 스트레스도 풀고, 덤으로 아이스크림까지 먹으니, 이보다 더 완벽한 마무리가 있을까. 럭키마라탕은 증평에서 마라탕이 생각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맛집이 될 것 같다. 다음에는 꿔바로우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하니, 가족 외식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 역시 증평 지역명을 대표하는 마라탕집이라고 칭찬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