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내고, 벼르고 별렀던 포천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단 하나, 지인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던 파스타집, ‘오스스’였다. 서울에서 3200번 버스를 타면 된다는 간편한 접근성 덕분에,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근교로의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평소 파스타를 즐겨 먹는 나에게 ‘인생 파스타’라는 수식어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과연 어떤 맛이기에 그렇게 극찬하는 걸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버스에서 내렸다.
매장 문을 열자, 은은하게 퍼지는 따뜻한 조명이 가장 먼저 나를 반겼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어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에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혼자 왔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오히려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5시쯤 조금 이른 저녁시간에 방문했더니,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곧이어 손님들이 하나둘씩 몰려오기 시작했는데, 30분쯤 지나자 단체석을 제외하고는 테이블이 거의 다 찰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파스타 종류만 해도 여러 가지였는데, 홍새우 파스타, 묵은지 파스타, 라구 파스타 등 독특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테이크와 필라프, 샐러드 등 파스타 외의 메뉴 구성도 훌륭했다. 고민 끝에, 오스스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알배추 샐러드와 고기소보로 묵은지 파스타, 그리고 홍새우 파스타를 주문했다. 잠시 후, 식전빵이 나왔는데, 따뜻하고 부드러운 빵을 발사믹 식초에 찍어 먹으니 입맛이 돋워졌다.
가장 먼저 나온 메뉴는 알배추 샐러드였다. 구운 알배추 위에 새콤달콤한 소스가 뿌려져 있었는데, 샐러드라기보다는 마치 근사한 요리 같은 느낌이었다. 샐러드 하면 흔히 떠올리는 차가운 풀밭이 아니라, 따뜻하게 구워진 알배추의 아삭한 식감과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특히, 토치로 살짝 그을린 알배추의 불맛은 샐러드의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 주었다. 샐러드를 먹는 중간중간 느껴지는 은은한 불향은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왜 다들 알배추 샐러드를 극찬하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는 맛이었다. 신선한 알배추의 아삭함과 소스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마치 잘 절여진 배추김치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는데, 파스타와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 고기소보로 묵은지 파스타가 등장했다. 묵은지를 파스타에 넣을 생각을 하다니, 그 발상 자체가 신선했다. 볶음김치를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묵은지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오일 파스타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돼지고기 소보로의 고소함과 묵은지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묵은지가 느끼할 수 있는 오일 파스타의 맛을 제대로 잡아주었다. 이 메뉴, 정말 ‘강추’다.

다음은 홍새우 파스타. 큼지막한 홍새우가 듬뿍 들어간 크림 파스타였다. 진한 크림소스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는데, 느끼함은 전혀 없이 고소하고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홍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도 훌륭했고, 소스와의 조화도 완벽했다. 특히, 홍새우 특유의 녹진한 내장 맛이 크림소스에 깊게 배어 있어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면을 다 먹고 남은 소스에 빵을 찍어 먹으니, 그 또한 별미였다.
메뉴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재료들도 신선했고, 맛의 밸런스도 훌륭했다. 왜 이곳이 포천 맛집으로 유명한지, 왜 다들 인생 파스타라고 칭찬하는지 직접 맛을 보니 알 수 있었다. 양식집에서 이렇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적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장식들이 눈길을 끌었다. 사장님은 친절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 주셨고, 음식 맛은 괜찮았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세심하게 물어봐 주셨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스스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맛있는 음식과 아늑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포천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주저 없이 오스스를 찾을 것이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지. 특히, 겉바속촉으로 완벽하게 구워진 스테이크와 매콤한 스파이시 치킨 리조또도 꼭 먹어보고 싶다.

혹시 포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또는 포천에서 분위기 좋은 파스타 맛집을 찾고 있다면, ‘오스스’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연인과의 데이트는 물론, 가족 외식,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오스스를 방문해 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오스스를 나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주변을 잠시 걸었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이것이 바로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 포천에서의 맛있는 추억을 가슴에 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다음에는 꼭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와야지. 그땐 오늘 맛보지 못했던 다른 메뉴들도 함께 즐겨봐야겠다. 포천에서의 맛있는 하루, 오스스 덕분에 더욱 특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