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도시에서 맛보는 인생 한우, 태백 현대실비 전국 100대 맛집 기행

태백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굽이굽이 산길을 오르며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기다리는 건 태백에서 맛보는 특별한 한우, 바로 현대실비의 고기 맛이다. 서울에서 꽤 먼 거리지만, 태백에 발을 디딜 때면 이곳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는 10개월 만에 다시 찾은 현대실비. 과연 어떤 맛과 추억을 선사해 줄까.

시장 입구 근처에 자리 잡은 현대실비는 허영만 백반기행에도 소개된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셨다고 하는데, 깔끔하게 새 단장을 마친 지금의 모습도 정겹기 그지없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역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1층은 테이블 간 간격이 조금 좁은 편이지만, 2층에는 좌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조금 더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나는 1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다.

현대실비 간판
태백 현대실비, 전국 100대 맛집 선정!

메뉴판을 보니, 역시 한우 모듬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오늘은 부위별로 맛을 음미해보고 싶어, 등심과 살치살을 각각 1인분씩 주문했다.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최상급 한우를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곧이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진다. 특히 쪽파 겉절이는 구운 소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싱싱한 상추와 깻잎, 마늘, 쌈장 등도 푸짐하게 제공되어 풍성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슴슴하게 무쳐낸 시금치 나물은 신선한 맛이 일품이었고, 잘 익은 깍두기는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입맛을 돋우었다.

현대실비 한상 차림
숯불 위에 구워 먹는 태백 한우, 최고의 맛!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가 등장했다. 선홍빛 마블링이 예술적으로 박혀있는 등심과 살치살의 자태는 보기만 해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숯불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연탄불에 구워 먹는 한우는 정말 오랜만이다. 역시 고기는 연탄불에 구워야 제맛이지.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집어 입안에 넣으니, 육즙이 팡팡 터져 나오며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다. 부드러운 식감은 물론이고, 씹을수록 느껴지는 고소함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이다. 괜히 태백 한우가 유명한 게 아니구나,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다.

함께 제공된 쪽파 겉절이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상추에 깻잎을 겹쳐 올리고, 잘 익은 고기와 마늘, 쌈장을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현대실비 밑반찬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밑반찬들

육즙 가득한 고기를 음미하며, 태백 한우가 왜 전국 최고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높은 고도에서 자란 한우는 역시 뭔가 특별한 것 같다. 실비집들이 많다 보니 태백에서 키운 소만으로는 유통에 한계가 있어 전국에서 소를 들여온다고 하지만, 이곳에서 맛보는 한우는 그 어떤 곳보다 훌륭하다.

고기를 다 먹어갈 즈음, 시원한 김치말이국수가 생각났다. 예전에 왔을 때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주문해 보기로 했다. 잠시 후, 김치말이국수가 나왔다. 살얼음 동동 뜬 육수와 김치의 조합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현대실비 김치말이국수
시원한 김치말이국수로 마무리!

국물 한 모금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김치의 조화도 훌륭했다. 고기를 먹고 난 후 입가심으로 김치말이국수 만한 게 없는 것 같다. 다만, 예전에 먹었던 된장국수는 조금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역시 현대실비에서는 김치말이국수가 진리인 듯하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벽에 걸린 싸인들이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니, 얼마 전 아주대학교 축구부 하석주 감독님께서 방문하셔서 싸인을 남기셨다고 한다. 역시 유명한 곳은 유명인들도 알아본다.

현대실비에서의 식사는 언제나 만족스럽다. 고급스러운 맛과 훌륭한 서비스,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곳이다.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태백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태백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길. 다음에는 또 언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현대실비에서의 행복했던 추억을 되새겨본다. 태백 맛집 기행은 언제나 옳다.

현대실비 밑반찬
신선한 채소와 다채로운 밑반찬
현대실비 시금치나물
슴슴하게 무쳐낸 시금치 나물
현대실비 메뉴판
현대실비 메뉴 (가격은 조금 있는 편)
현대실비 숯불구이
숯불 위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한우
현대실비 한우
마블링이 예술인 한우
현대실비 숯불
고기를 맛있게 구워주는 숯불
현대실비 내부
깔끔한 현대실비 내부
현대실비
다음에 또 만나요, 현대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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