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그 이름만 들어도 싱그러운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질이는 듯했다. 며칠 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통영 여행, 그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은하수다찌’였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아담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호텔 카운터 직원분이 추천해준 곳이라 더욱 기대감이 컸다. 10개 남짓한 테이블이 전부인 자그마한 공간이었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가 첫인상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4시 오픈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둘러 도착했지만, 이미 가게 앞은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토요일 오후 4시 50분, 내 앞에 대략 6팀 정도가 대기하고 있었다. 한 시간 남짓 밖에서 서성이며 기다린 끝에 드디어 입성할 수 있었다. 4시 정각에 맞춰 서둘러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다찌 2인상을 주문했다. 다찌는 술을 기본으로 시켜야 하지만, 술을 즐기지 않는 나에게는 음료로 대체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끝없이 펼쳐지는 해산물 향연에 입이 떡 벌어졌다. 뽀얀 테이블보 위로 하나 둘 놓이기 시작한 접시들은, 곧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채워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싱싱한 해산물 모듬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붉은 빛깔의 피조개와 꼬들꼬들한 식감이 기대되는 소라, 그리고 멍게와 해삼까지, 바다의 보물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듯했다. 특히, 사진에서 보이는 큼지막한 피조개의 붉은 속살은 신선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 안 가득 퍼지는 바다 향과 쫄깃한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멍게 특유의 쌉싸름하면서도 시원한 맛은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었고, 해삼의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은 먹는 재미를 더했다.
곧이어 나온 것은 얇게 저민 광어회가 얹어진 밥알이었다. 마치 작은 공처럼 뭉쳐진 밥 위에 섬세하게 올려진 광어회는, 그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광어회의 풍미와 톡톡 터지는 밥알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따뜻한 홍가리비찜도 빼놓을 수 없었다. 찜기 안에서 곱게 익은 홍가리비는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뚜껑을 열자마자 풍겨오는 달콤한 향은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은 정말 훌륭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찜통 안에 가득 담긴 홍가리비와 새우는 보기만 해도 푸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멸치회, 꼬막, 깐새우장, 멍게젓갈 등 다채로운 해산물 요리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멸치회는 신선하고 꼬소한 맛이 일품이었고, 짭쪼름한 깐새우장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멍게젓갈은 톡 쏘는 바다 향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테이블 가득 채워진 다양한 해산물 요리들은 눈과 입을 동시에 즐겁게 해주었다.
뜨끈한 지리 매운탕은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돋보였다. 특히, 넉넉하게 들어간 살밥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깃밥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워낙 푸짐한 해산물 덕분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메인 회의 양은 조금 아쉬웠다. 회를 전문으로 즐기는 사람이라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곁들여 나오는 해산물들의 퀄리티가 워낙 훌륭해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조금씩 맛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은하수다찌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사장님의 친절함이었다. 손님 한 명 한 명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극진한 대접을 받는 듯한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6시 이후에는 사람들이 몰려 웨이팅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화장실이 내부에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모든 사람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기는 어렵겠지만, 탕류는 다소 평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운 점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은하수다찌는 통영에서 꼭 한 번 방문해볼 만한 가치 있는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신선한 해산물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다양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 통영을 방문하게 된다면, 은하수다찌에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그 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이 특별한 해산물 잔치를 함께 즐기고 싶다. 통영에서의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어준 은하수다찌에게 감사하며, 다음 방문을 기약해본다.

돌아오는 길, 석양이 붉게 물든 통영 바다를 바라보며 은하수다찌에서의 푸짐했던 저녁 식사를 떠올렸다. 싱싱한 해산물의 향긋한 바다 내음과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통영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 번 은하수다찌에 방문하여 지역의 특별한 맛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