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으로 떠나는 길, 며칠 전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바다 내음 가득한 갯벌과 싱싱한 해산물, 그리고 숨겨진 보석 같은 태안 맛집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으니까. 특히나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은, 지인이 극찬했던 어느 커피 전문점이었다. ‘쓰지 않은 커피’라는 독특한 문구와 함께 쏟아지는 칭찬 일색의 후기들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인스타그램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로스팅 사진들을 보며, 그 맛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드디어 태안에 도착! 푸른 바다와 넓게 펼쳐진 갯벌을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목적지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진 좁은 골목길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에 도착했지만, 엉뚱하게도 눈앞에는 낙지 전문 식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길을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도 잠시, 식당 입구에 붙어있는 작은 안내문을 발견했다. “태안커피집, 2층”. 맙소사, 낙지집 2층에 커피집이 있을 줄이야!
신발을 벗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왁자지껄한 식사 소리가 정겹게 울려 퍼졌다. 얼른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낡은 계단을 밟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다. 2층에 다다르자, 1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졌다. 앤티크하면서도 아늑한 공간,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 그리고 감미로운 음악까지. 이곳은 마치 숨겨진 아지트 같은 느낌이었다.

카페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다양한 LP판과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창밖으로는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촉촉하게 젖은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낭만적인 시간을 상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마치 오래된 다락방에 들어온 듯한 포근함이랄까.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살펴보니,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드립 커피 종류가 다양했는데, 원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어 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평소 산미가 강한 커피는 즐기지 않는 편이라, 고소하고 묵직한 바디감을 가진 원두를 추천받았다. 그리고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카라멜 샌드와 갈레트 브루통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 후, 로스팅 기계가 놓인 공간을 구경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실제로 새벽 2시나 아침 일찍 방문하면 로스팅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고 한다. 가게 한켠에는 원두 포대들이 쌓여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그 양만 봐도 이곳이 얼마나 커피에 진심인지 알 수 있었다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커피와 디저트가 나왔다. 커피는 예쁜 잔에 담겨 나왔는데, 잔잔한 꽃무늬가 새겨진 모습이 앤티크한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 한 모금 마셔보니, 왜 이곳이 커피 맛집으로 유명한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쓴맛은 전혀 없고,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마치 벨벳처럼 부드러운 촉감과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정말 훌륭한 커피였다.

카라멜 샌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쿠키 사이에 직접 만든 카라멜이 듬뿍 들어 있었다. 카라멜은 전혀 끈적거리지 않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는데, 버터의 풍미와 은은한 단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커피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라즈베리 크림치즈 샌드도 맛보았는데, 상큼한 라즈베리와 부드러운 크림치즈의 조합이 정말 훌륭했다.
갈레트 브루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프랑스 전통 과자였다. 버터의 풍미가 진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커피와 함께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계속해서 손이 가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지녔다. 겉바속촉의 정석이라고 할까.

쿠키 종류도 다양해서 하나씩 맛보는 재미가 있었다. 코코넛 마카롱은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촉촉했고, 코코넛의 풍미가 진하게 느껴졌다. 러스크는 바게트 같은 느낌이었는데, 은은하게 감도는 단맛이 커피와 잘 어울렸다.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와 맛있는 디저트를 즐기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과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은 단순한 태안 커피 전문점이 아닌,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었다.
카페 사장님은 커피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원두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셨고, 커피 맛에 대한 피드백에도 귀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성껏 내려주신 커피 한 잔에는, 사장님의 진심이 담겨 있는 듯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카페를 나섰다. 내려가는 계단에서 다시 한번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이번에는 왠지 모르게 기분 좋게 느껴졌다. 태안 여행을 마무리하며, 이곳에서 맛본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따뜻한 분위기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태안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땐 또 어떤 새로운 커피와 디저트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해루질을 마치고 들러, 갯벌의 짭짤한 향기를 머금은 채 커피를 마셔봐야겠다.

태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 커피 맛집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는 특별한 커피와 디저트는, 당신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잊지 못할 맛과 향, 그리고 따뜻한 추억을 선물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