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의 약속,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평소 눈여겨봤던 두류 맛집 한 곳이 떠올랐다.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외관과 ‘고기 맛집’이라는 입소문이 자자한 “백금돈 두류점”.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퇴근 후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도착한 백금돈은, 기대 이상의 공간이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레트로 음악이 흘러나왔다. 8090 가요들이 흘러나오는 것이, 딱 내 취향이었다.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역시, 맛집은 예약이 필수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삼겹살, 목살, 가브리살… 다 맛있어 보여서 결정 장애가 올 뻔했지만, 결국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삼겹살과 친구의 추천으로 가브리살을 주문했다. 잠시 후, 직원분이 커다란 돌판을 가져와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구워주셨다.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언제 봐도 설렌다.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기본 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놓였다. 숭늉과 된장찌개는 기본으로 제공된다고 하는데, 된장찌개 냄새가 정말 끝내줬다.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향이 코를 찌르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숭늉 또한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빈 속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겹살이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직원분이 직접 구워주시니, 우리는 편안하게 젓가락만 들고 기다리면 됐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자, 김치, 콩나물, 쪽파, 궁채, 팽이버섯, 그리고 낙지젓갈까지 돌판 위에 함께 올려주셨다. 알록달록한 색감 덕분에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표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리니, 쫀득한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첫 입은 역시 소금에 살짝 찍어 먹어봐야 한다. 입안에 넣는 순간, 육즙이 팡 터져 나왔다. 신선한 돼지고기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번에는 깻잎 위에 삼겹살과 콩나물, 김치를 듬뿍 올려 쌈을 싸 먹었다. 향긋한 깻잎 향과 아삭아삭한 콩나물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짭짤한 낙지젓갈은 신의 한 수였다. 감칠맛을 더해줘서,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게 만들었다.

백금돈에서는 월남쌈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 라이스페이퍼에 깻잎, 양파, 당근, 상추 등 다양한 채소를 올리고, 그 위에 삼겹살을 듬뿍 올려 돌돌 말아 먹으면 된다. 고추냉이와 마늘 소스를 살짝 뿌려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상큼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평소 월남쌈을 즐겨 먹는 나에게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살짝 느끼함이 느껴졌다. 이럴 땐 시원한 맥주 한 잔이 필수다. 산토리 프리미엄 생맥주를 주문했는데, 역시나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부드러운 거품과 청량한 탄산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맥주 온도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듯, 정말 시원했다.
후식으로는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다. 남은 삼겹살과 김치, 콩나물 등을 잘게 썰어 밥과 함께 볶아주는데, 그 맛이 정말 환상적이다. 김에 밥을 싸서 낙지젓갈을 살짝 올려 먹으니, 꿀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길 수는 없었다.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마지막 한 톨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백금돈에서는 특별한 사이드 메뉴도 맛볼 수 있다. 바로 해물라면과 트러플 짜파게티다. 해물이 듬뿍 들어간 해물라면은,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이 일품이다. 술안주로도 좋고, 느끼함을 씻어주는 역할도 한다. 트러플 짜파게티는, 짜파게티에 트러플 오일을 더해 고급스러운 풍미를 살린 메뉴다. 트러플 향이 은은하게 퍼져, 짜파게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이날 우리는 정말 푸짐하게 먹었다. 삼겹살, 가브리살, 볶음밥, 해물라면, 트러플 짜파게티… 하나같이 다 맛있어서,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특히, 고기의 퀄리티가 정말 좋았다. 신선하고 육즙이 풍부해서, 먹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했다.
백금돈의 또 다른 매력은, 친절한 서비스다. 사장님과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고, 손님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기를 구워주는 것은 물론이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해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장님의 센스였다. 옆 테이블에 아이가 라이스페이퍼를 잘 먹는 것을 보시고는, 뜨겁지 않게 얼음물을 따로 준비해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이런 작은 배려 하나하나가,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네, 꼭 다시 올게요!”라고 대답했다. 정말이지, 조만간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백금돈 두류점은,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평리동에서 고기가 생각날 때, 꼭 다시 찾고 싶은 맛집이다. 특히, 레트로 감성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친구들과의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백금돈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이고,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더욱 특별했던 시간이었다. 백금돈은 단순한 고깃집이 아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공간이었다.

오늘, 나는 또 하나의 인생 맛집을 발견했다. 백금돈 두류점,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