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포 앞바다의 깊은 맛, 부안 계화회관에서 만난 백합요리 맛집 순례기

전라북도 부안, 드넓은 갯벌과 푸른 바다가 만나는 그곳에서 특별한 미식 경험을 찾아 떠났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부안의 명물 백합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계화회관”이었다. 서울에서는 흔히 접하기 힘든 백합 요리를 맛보기 위해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차를 몰았다.

계화회관에 도착하니, 시골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1980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노포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식당 입구에는 ‘전라북도 백년가게’와 ‘블루리본’ 마크가 즐비하게 붙어있었다. 과연 어떤 맛이 나를 기다릴까. 기대감이 더욱 커져 발걸음을 재촉했다.

계화회관 백합구이
은박지에 감싸져 뜨겁게 구워져 나온 백합의 모습은 먹음직스럽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넓고 쾌적한 공간이 펼쳐졌다.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 특히 많아 보였다. 잠시 대기 후,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판에는 백합 요리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백합구이, 백합찜, 백합탕, 백합전, 그리고 백합죽까지. 모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코스 메뉴가 눈에 띄었다. 3인 코스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스 요리가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밑반찬이 테이블에 차려졌다. 김치, 젓갈, 해초 등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갓 담근 듯한 김치의 신선함이 인상적이었다. 추가 반찬은 셀프바에서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계화회관 밑반찬
다채로운 밑반찬은 계화회관의 자랑이다. 신선함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코스의 시작은 백합구이였다. 은박지에 감싸진 채 뜨겁게 구워져 나온 백합의 모습은 그야말로 먹음직스러웠다. 은박지를 조심스럽게 벗기니, 촉촉한 백합 속살이 드러났다.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입으로 가져가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바다 향은 신선한 백합만이 선사할 수 있는 특별한 풍미였다. 호일에 남아있는 백합 육즙 한 방울까지 놓치고 싶지 않아 조심스레 들이켰다.

다음으로 나온 요리는 백합전이었다. 노릇하게 구워진 백합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쫄깃한 백합살과 향긋한 채소가 어우러진 백합전은 막걸리를 절로 부르는 맛이었다. 마침 부안 지역 막걸리가 있길래 함께 주문했는데, 깔끔한 맛이 백합전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계화회관 백합
신선한 백합의 탱탱함이 사진에서도 느껴진다.

백합찜은 매콤한 양념이 인상적이었다. 큼지막한 백합살에 매콤한 양념이 듬뿍 배어 있어, 입안에 넣는 순간 짜릿한 매운맛이 느껴졌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조금 맵게 느껴졌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시원한 막걸리를 들이켰다.

백합탕은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백합과 함께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 있어, 국물 맛이 더욱 깊고 풍부했다. 텁텁함 없이 맑고 시원한 국물은 속을 개운하게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탕 속에 들어있는 백합살 역시 쫄깃하고 맛있었다.

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바로 백합죽이었다. 뽀얀 빛깔의 백합죽 위에는 김 가루와 깨가 뿌려져 있었다. 한 입 맛보니,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백합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슴슴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마치 어머니가 끓여주신 듯한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함께 제공된 젓갈과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백합죽은 정말이지 ‘미쳤다’ 라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죽만 따로 추가해서 먹고 싶을 정도였으니.

계화회관 백합죽
계화회관의 하이라이트, 백합죽.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백합 향이 일품이다.

계화회관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백합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이 느껴져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것이다. 3인 코스의 가격이 10만 원이 넘으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계화회관은 분명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계화회관을 나서며, 부안에서의 미식 여행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격포 앞바다의 신선한 백합을 맛보며, 부안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 또 부안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계화회관에 들러 백합죽을 꼭 다시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발길을 돌렸다. 이번 여행으로 나는 부안 맛집 전도사가 되었다.

계화회관 메뉴
계화회관의 메뉴판. 다양한 백합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계화회관 백합구이 클로즈업
백합구이 속살의 촉촉함이 느껴지는 클로즈업 사진.
계화회관 백합구이 소스
백합구이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특제 소스.
계화회관 메뉴 가격
메뉴와 가격 정보는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계화회관 메뉴 사진
사진으로 보니 더욱 먹음직스러운 백합 요리들.
계화회관 백합구이 먹는 모습
뜨거운 백합구이를 조심스럽게 까먹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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