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만나는 따뜻한 옛 맛, 온고당에서 찾은 추억의 맛집 나들이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특별한 광주 맛집을 찾기 위해 며칠을 고심했다. 흔한 레스토랑보다는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정갈하고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고 싶었다. 그렇게 발견한 곳이 바로 ‘온고당’이었다. 이름부터가 예스러움이 묻어나는 이곳은,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나타나는 곳이었다.

굽이굽이 좁은 길을 따라 운전하는 것은 다소 긴장되는 일이었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안심이 되었다. 다만, 초행길이라면 제2주차장을 먼저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제1주차장으로 향하는 골목이 꽤나 좁아 운전에 미숙한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소형차를 몰고 갔기에, 용기를 내어 좁은 골목을 지나 제1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귀여운 강아지들이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지만, 강아지들의 환영 덕분에 기분 좋게 식당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온고당 외부 전경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온고당의 외관

평소 주말에는 대기가 긴 편이라고 들었지만, 다행히 내가 방문한 날은 8팀 정도의 대기만 있었다. 카카오톡으로 대기 순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따뜻한 찻집에 앉아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의 아늑한 정원을 거닐며 매화와 수선화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정갈한 한정식집 분위기였다. 은은한 조명 아래 놓인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함을 주었고,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정겨움을 더했다. 특히 창밖으로 보이는 장독대 풍경은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을 선사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장독대 풍경
정갈한 한식과 어울리는 정겨운 풍경

우리는 갈치조림 정식과 보리굴비 정식을 주문했다. 메뉴판은 손글씨로 정성스럽게 쓰여 있었는데, 이런 작은 부분에서도 정성이 느껴졌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고, 갓 지은 솥밥에서는 윤기가 흘렀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입가심으로 제공된 유자 소스 토마토였다. 껍질을 벗긴 토마토에 새싹과 유자 소스를 곁들인 이 요리는,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마치 코스 요리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섬세함이 느껴졌다.

갈치조림은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갈치조림에 들어간 고구마 줄기는 푹 익어 부드러웠고,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다만, 어떤 후기처럼 고구마 줄기가 질기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질기다면 가위를 요청해서 잘라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갈치도 신선하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 씹는 맛이 좋았다. 18,000원이라는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갈치조림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보리굴비는 냄새 없이 잘 구워져 나왔고, 짭짤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훌륭했다. 녹차물에 밥을 말아 보리굴비를 얹어 먹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정말 최고였다. 어머니께서도 “지금까지 먹어본 보리굴비 중에서 가장 맛있다”며 극찬하셨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젓가락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반찬들이 나왔는데, 하나같이 맛깔스러웠다. 특히 가지 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새우장은 짜지 않고 감칠맛이 났다. 김치도 직접 담근 듯한 깊은 맛이 느껴졌다.

가지 튀김
겉바속촉의 정석, 가지 튀김

솥밥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갓 지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솥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다양한 반찬들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이 좋았다. 밥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었는데,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다만, 테이블이 다소 좁다는 점은 아쉬웠다. 솥밥과 다양한 반찬들을 놓으니 테이블이 꽉 차서, 식사하기가 약간 불편했다. 특히 여러 명이 함께 식사할 경우에는 더욱 좁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다소 정신없는 분위기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한상차림
정갈하고 푸짐한 한상차림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화장실에 들렀는데, 칫솔과 치약이 구비되어 있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손님을 배려하는 세심한 마음이 느껴졌다.

온고당은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도 좋고,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광주에서 정갈하고 맛있는 한정식을 맛보고 싶다면, 온고당을 강력 추천한다. 다만, 대기가 길 수 있으니 예약하거나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반찬들
눈과 입이 즐거운 다양한 반찬들

온고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이었다. 정성껏 차려진 음식과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에 또 방문하고 싶은 맛집이다.

돌아오는 길, 어머니께서는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밥을 먹었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모습을 보니, 온고당을 선택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주에서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과 함께 방문할 맛집을 찾는다면, 온고당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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