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으로 향하는 길,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꼬불꼬불한 길을 오르는 동안, 과연 이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탐험가의 마음이랄까.
마침내 ‘방목리’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조선시대 군마를 키우던 곳이라 이름 붙여진 방목리. 그 이름처럼 드넓은 자연 속에 자리 잡은 방목리 카페는, 이미 입구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카페를 향해 몇 걸음 옮기자, 탁 트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마치 액자 속에 담긴 그림처럼, 산과 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카페는 크게 한옥 건물과 현대식 건물, 두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웅장한 기와지붕을 얹은 한옥 건물이었다. 마치 조선시대 관청이나 사찰의 대웅전을 연상시키는 웅장한 모습에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고풍스러운 멋을 그대로 살린 한옥 건물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볼거리였다.
한옥 건물 옆에는 통유리창으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옥의 고즈넉함과 현대적인 세련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통유리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이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 창밖으로는 푸르른 산과 굽이쳐 흐르는 경호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치 자연 속에 그림처럼 놓여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아메리카노(5,500원)와 에이드(7,000원)를 중심으로 다양한 음료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블로그 후기에서 수플레 맛집이라는 정보를 입수, 8,900원으로 가격 인하된 수플레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료와 수플레를 기다리는 동안,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 카페 곳곳에는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통창을 배경으로 의자 하나만 놓여 있는 공간은,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나도 그곳에 앉아 사진을 찍었는데, 정말이지 그 어떤 배경보다 아름다운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다만, 오후에는 역광이 질 수 있으니, 사진 촬영을 원한다면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진동벨이 울리고, 주문한 음료와 수플레가 나왔다. 먼저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셔보았다.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커피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별히 훌륭한 맛은 아니었지만,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즐기는 커피는 그 자체로도 힐링이 되었다.
기대했던 수플레는… 솔직히 말하면 조금 아쉬웠다. 부드러운 식감는 좋았지만, 특별한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마트에서 파는 샤니 치즈케이크와 비슷한 맛이었다고 할까. 뷰와 분위기는 훌륭했지만, 베이커리 퀄리티는 조금 더 개선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주변에는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는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숲 속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와 맑은 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었다. 카페 근처에는 산림욕장도 있다고 하니, 시간이 있다면 함께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방목리 카페는, 한마디로 ‘뷰 맛집’이라고 할 수 있다. 산 중턱에 위치한 덕분에,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음료나 베이커리 퀄리티는 다소 아쉽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모든 단점을 덮어줄 만큼 훌륭하다. 특히 진주로 흘러가는 경호강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은,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카페로 올라가는 길이 꽤 가파르고 좁아서,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혼잡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평일 저녁에 방문한다면, 비교적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힐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카페를 나서는 길, 붉게 물든 노을이 산등성이를 감싸 안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는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서서 그 풍경을 감상했다. 방목리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자연 속에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였다. 산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