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대천해수욕장의 파도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짭짤한 바다 내음과 함께 왠지 모르게 기름진 고기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늘 여행은 설렘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매는 여정의 시작이다. 대천에 오면 당연히 조개구이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오늘은 쫄깃한 고기가 더 당겼다. 대천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는 마장동뒷고기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낯선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저 멀리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환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드디어 찾았다, 오늘 저녁 만찬의 주인공!
가게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마다 연탄불이 활활 타오르고, 그 위에서 지글거리는 고기 굽는 소리가 식욕을 자극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실내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였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 편안한 느낌이랄까. 벽 한쪽에는 다녀간 손님들의 낙서와 사인이 가득했다. 그 틈바구니에서 ‘인생 맛집’, ‘대천 최고’ 같은 문구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평일 저녁인데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지만, 다행히 미리 예약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역시 맛집은 예약이 필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뒷고기, 뽈살, 항정살, 꼬들살 등 다양한 부위의 돼지고기가 눈에 들어왔다. 뭘 먹어야 할지 고민될 땐 역시 세트메뉴가 정답이다. ‘몽땅1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밑반찬이 테이블 가득 차려졌다. 깻잎 장아찌, 냉이 장아찌, 석박지, 백김치 등 사장님의 손맛이 느껴지는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갓 담근 듯한 김치의 신선함이 인상적이었다.

셀프바에는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반찬이 준비되어 있었다. 김치 종류만 해도 3가지가 넘었다. 장아찌 종류도 다양해서 고기와 곁들여 먹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멜젓은 뒷고기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넉넉한 인심 덕분에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가 나왔다. 선홍빛의 신선한 고기 빛깔이 침샘을 자극했다. 몽땅1세트는 뒷고기, 뽈살, 항정살, 꼬들살 등 다양한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메뉴였다. 특히 꼬들살은 이름처럼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익’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참숯의 화력이 어찌나 좋은지, 금세 고기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멜젓에 푹 찍어 입안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풍미를 더했다. 특히 꼬들살은 정말 ‘미쳤다’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쫄깃하고 고소했다. 왜 사람들이 꼬들살, 꼬들살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깻잎 장아찌에 싸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고기의 조화가 훌륭했다. 백김치와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줬다.

고기를 굽는 동안, 직원분들이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불판을 갈아주고 부족한 반찬을 채워줬다. 외국인 직원분들도 있었는데, 한국말을 어찌나 잘하시는지 의사소통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친절하고 세심한 서비스에 감동받았다. 쌈 채소를 깜빡하고 안 가져왔는데, 알아서 챙겨다 주시는 센스까지!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얼큰한 된장찌개가 당겼다. 메뉴판을 보니 된장찌개 가격도 착했다. 망설임 없이 된장찌개와 공깃밥을 주문했다. 잠시 후, 뚝배기에 담긴 된장찌개가 나왔다. 뚝배기 안에는 두부, 호박, 양파 등 갖은 채소가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랄까.

마지막으로 돼지껍데기를 주문했다. 쫀득한 껍데기에 콩가루를 묻혀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풍미를 더했다. 술안주로도 제격일 것 같았다.

배부르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했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냐”며 인사를 건넸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답하니, “다음에 또 오라”며 따뜻하게 배웅해 주셨다. 가게를 나서는 발걸음이 어찌나 가볍던지.
마장동뒷고기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완벽한 곳이었다. 특히 고기의 신선도는 정말 최고였다. 잡내 하나 없이 쫄깃하고 고소한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멜젓에 찍어 먹는 뒷고기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다양한 곁들임 반찬 덕분에 질릴 틈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대천해수욕장에 가면 늘 조개구이만 먹었었는데, 마장동뒷고기를 알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대천에 오면 조개구이와 함께 마장동뒷고기는 필수 코스가 될 것 같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와서 몽땅세트를 시켜놓고 푸짐하게 즐겨야겠다. 사장님, 그때도 지금처럼 푸짐한 인심 부탁드립니다!
돌아오는 길, 시원한 밤바다를 거닐며 소화도 시킬 겸 산책을 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니, 오늘 저녁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대천 여행의 숨은 보석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역시 여행은 새로운 맛집을 찾아 떠나는 즐거움이 아닐까.

마장동뒷고기는 대천해수욕장 근처에서 ‘진짜 맛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특히 꼬들꼬들한 식감의 꼬들살은 꼭 한번 맛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인심은 덤이다. 대천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마장동뒷고기는 무조건 재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뽈살과 항정살도 꼭 먹어봐야지!

오늘 저녁, 대천해수욕장에서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었다. 마장동뒷고기 사장님, 그리고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다음에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