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고 있었다. 이런 날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여유를 만끽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SNS를 샅샅이 뒤져 찾아낸 곳은 계양구의 작은 칼국수집, ‘밀밭길’이었다. 후기들을 보니 칼국수와 만두, 밀면까지 모두 수준급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특히 칼국수 국물이 끝내준다는 이야기에 홀린 듯이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왠지 모르게 숨겨진 보석을 찾아 떠나는 탐험가의 기분이 들었다.
11시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도 이미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식당 앞 주차 공간은 이미 만차였지만, 다행히 근처 골목에 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정갈하게 놓인 식기들이 편안함을 더했다. 천장에는 나무 소재로 마감된 부분이 눈에 띄었고, 레일 조명이 은은하게 식당 내부를 비추고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은 넓지 않았지만, 오히려 이런 북적거림이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칼국수, 밀면, 만두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이미 마음속으로는 칼국수 세트를 주문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칼국수 2인 세트를 주문하니, 보리밥과 만두가 함께 나온다는 설명에 더욱 기대감이 부풀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따끈한 보리밥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보리밥 위에 열무김치와 고추장을 듬뿍 올려 비벼 먹으니, 입맛이 확 돌았다.

보리밥의 톡톡 터지는 식감과 열무김치의 아삭함, 그리고 고추장의 매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열무김치는 직접 담근 듯, 신선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보리밥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 한 판이 테이블에 놓였다. 얇고 쫄깃한 만두피 너머로 비치는 만두 속은, 신선한 재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만두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신선한 채소의 향이 어우러져 황홀경을 선사했다. 만두피는 어찌나 쫄깃한지, 마치 찹쌀떡을 먹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만두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칼국수가 등장했다. 커다란 냄비에 담겨 나온 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뽀얀 국물 위로 쫄깃해 보이는 면발과 싱싱한 바지락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냄비 아래에서는 은은하게 불이 지펴지고 있어, 칼국수를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국자로 칼국수를 휘저어보니, 뽀얀 국물 속에서 미더덕이 갈려 나온 듯한 흔적이 보였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미더덕 특유의 향긋함과 바지락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정말이지 환상적인 국물 맛을 자랑했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입안에서 탱글탱글 춤을 추는 듯했다. 면을 직접 뽑는다고 하던데, 역시 수제 면발은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칼국수 안에는 바지락이 정말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껍데기만 가득한 조개가 아니라, 알맹이가 통통하게 오른 바지락들이었다.

바지락 하나하나를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칼국수를 먹는 중간중간, 아삭한 양배추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사라지고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정신없이 칼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국물이 너무 맛있어서, 숟가락으로 냄비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칼국수 2인 세트 가격이 19,000원이었다. 이렇게 푸짐한 양에 훌륭한 맛을 자랑하는 칼국수를,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정말이지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라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식당 한쪽에는 아이스크림을 퍼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즐길 수 있다니, 정말이지 완벽한 식사였다.

다음에는 꼭 밀면과 만두를 함께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식당 문을 나섰다. 특히, 맵지 않으면서도 깊은 감칠맛과 적당한 단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는 비빔 밀면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밀밭길’에서 맛본 칼국수의 여운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인천 계양구에서 이렇게 훌륭한 칼국수 맛집을 발견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밀밭길’은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다. 칼국수가 생각날 때면, 언제든 달려가 푸짐하고 맛있는 칼국수를 즐겨야겠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 이 맛있는 지역 맛집을 함께 나누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