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 하얀 눈으로 덮인 청양 알프스마을로 향하는 길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마을의 풍경도 기대됐지만, 그 못지않게 기다려지는 건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숨겨진 맛집, 바로 ‘임꺽정’이었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도착한 그곳은, 소박하지만 정겨운 외관부터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신발을 벗고 올라서는 좌식 테이블은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을 주었다. 매장 안은 이미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답답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에서 느껴지는 청결함은 기분 좋은 식사를 위한 첫걸음과 같았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삼겹살, 갈비, 육회비빔밥… 하나같이 놓치기 아쉬운 메뉴들뿐이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육회비빔밥이었다. 싱싱한 육회와 채소, 그리고 고소한 참기름 향이 어우러진 그 맛은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하지만 뜨끈한 국물이 당긴다는 일행의 의견에 따라, 불고기와 육회비빔밥을 함께 주문하기로 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였다. 김치, 콩나물무침, 샐러드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전은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부터 젓가락질이 바빠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불고기가 등장했다. 얕은 냄비에 담겨 나온 불고기는 얇게 저민 소고기와 함께,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양파, 대파 등 다채로운 채소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테이블 위에서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불고기는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향기를 풍기며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자, 드디어 시식에 나섰다. 젓가락으로 불고기를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양념이 부드러운 소고기에 깊숙이 배어들어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특히 불고기 특유의 과도한 단맛이 느껴지지 않아 더욱 좋았다. 함께 들어간 채소들 역시 불고기 양념과 어우러져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훌륭했다.
뜨끈한 국물은 추위에 얼었던 몸을 녹여주는 듯했다. 깊고 진한 국물은 밥을 말아 먹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이며 불고기 국물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불고기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육회비빔밥이 등장했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육회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신선한 육회와 함께, 채 썬 오이, 콩나물, 김 가루 등 알록달록한 색감의 채소들이 조화롭게 담겨 있었다. 중앙에 놓인 노른자는 마치 보름달처럼 탐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밥과 재료들을 골고루 비볐다. 고추장의 매콤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크게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신선한 육회의 쫄깃한 식감과 아삭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육회 특유의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참기름 향과 매콤한 고추장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육회비빔밥을 먹는 중간중간 불고기 국물을 함께 떠먹으니, 그 조화가 더욱 훌륭했다. 뜨겁고 달콤한 불고기와 차갑고 매콤한 육회비빔밥은 서로의 맛을 보완하며 끊임없이 입맛을 돋우었다. 정말이지 쉴 새 없이 젓가락과 숟가락을 번갈아 들며 먹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친절한 직원분들의 따뜻한 미소와 배려도 인상적이었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시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말해달라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어느새 불고기와 육회비빔밥, 그리고 밑반찬까지 싹싹 비워낸 접시만이 테이블 위에 남았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더 이상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계산을 하고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 다시 한번 ‘임꺽정’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어둑한 밤,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가게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청양 알프스마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임꺽정’에서의 맛있는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 청양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임꺽정’을 다시 찾아 육회비빔밥과 삼겹살, 그리고 갈비까지 모두 맛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때는 꼭 여러 명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시켜놓고 푸짐하게 즐기고 싶다.
청양 알프스마을을 방문한다면, 꼭 ‘임꺽정’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맛, 그리고 따뜻한 서비스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임꺽정’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청양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공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