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느껴보는 뭉근한 설렘을 안고, 안성으로 향하는 길. 오늘 나의 목적지는 특별한 한 끼를 선물해 줄 숨겨진 맛집, 바로 ‘담너머집’이다. 낡은 나무 팻말에 정겹게 쓰인 상호가,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가는 듯한 따뜻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노란색 철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선 내부는, 예상대로 푸근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테이블과 의자, 벽에 붙은 손글씨 메뉴판, 그리고 정겹게 인사를 건네는 주인 아주머니의 모습에서,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따뜻한 ‘집밥’을 나누는 공간임을 직감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나는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메뉴는 제육볶음, 황태해장국, 김치찌개 등 소박하지만 정겨운 한식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제육볶음을 주문했다. 벽에 붙은 메뉴판에는 재미있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주문은 요기요~~~^^ 주방을 향해서 ‘이모!!!’~~~”.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밥을 달라고 외치던 그때처럼, 나도 왠지 모르게 큰 소리로 “이모!”를 외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시 후, 테이블 위에는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제육볶음을 중심으로, 슴슴하게 간이 된 나물, 잘 익은 김치, 구수한 된장찌개, 그리고 고등어구이까지. 마치 엄마가 차려준 듯한 푸짐한 반찬들이 보기만 해도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 특히, 쌈 채소를 넉넉하게 내어주는 인심에 감동했다.

젓가락을 들어 제육볶음 한 점을 맛보았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비계가 과하지 않은 큼지막한 돼지고기는 씹는 맛을 더했고, 넉넉하게 들어간 양파와 파는 단맛과 향긋함을 더했다. 특히, 싱싱한 상추에 제육볶음과 밥, 그리고 김치를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된장찌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는,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약간 간이 센 듯했지만, 밥과 함께 먹으니 딱 좋았다. 특히,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두부와 애호박은 찌개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슴슴한 나물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고, 잘 익은 김치는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뜻밖의 메뉴였던 고등어구이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집에서 엄마가 구워주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정신없이 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밥 두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숟가락을 놓기가 아쉬웠다. 그만큼 음식 하나하나가 맛있었고, 따뜻한 분위기가 좋았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냉장고에 야구르트와 쭈쭈바가 놓여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후식으로 하나씩 가져가세요”라며 인심 좋은 미소를 지으셨다. 어릴 적 동네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던 그때처럼, 나도 쭈쭈바 하나를 집어 들었다. 계산대 옆에는 귤이 놓여 있었는데, 손님들이 양심껏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라고 했다.

담너머집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따뜻한 정과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은 물론,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미소와 정겨운 분위기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다. 마치 30년 넘게 운영해 온 한식집의 노련함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가게 안에는 40세 이상만 술을 판매한다는 재미있는 규칙도 있었다. 젊은 학생들은 술 대신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어른들은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이 또한, 담너머집만의 특별한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문득, 옆 테이블에 앉은 대학생들이 제육볶음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따뜻한 집밥 같은 맛은,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문을 나서며, 주인 아주머니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셨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척과 헤어지는 듯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곧 다시 이곳을 찾아 따뜻한 집밥과 정겨운 분위기를 느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안성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담너머집’을 추천하고 싶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따뜻한 정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맛있는 음식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보다 훌륭한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집밥이 그리운 자취생이나 학생들에게는, 마치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황태해장국과 다른 메뉴들도 꼭 맛봐야겠다. 안성 지역명에 이런 숨은 맛집이 있다는 사실이, 나만의 보물을 발견한 듯 기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