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내고, 벼르고 벼르던 마산 댓거리의 숨은 보석, ‘금향’으로 향했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언제나 설레지만, 특히 금향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소문이 자자한 곳이라 기대감이 남달랐다. 평소 웨이팅을 질색하는 나지만, 금향의 짜장면을 맛보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 수고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금향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붉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전통중화요리”라는 문구가 왠지 모를 기대감을 더했다. 문 앞에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정겨운 문구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주방과 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8개 남짓,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쉴 새 없이 손님들이 드나들며 활기를 띠고 있었다. 벽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한문 액자들이 걸려 있어, 이곳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테이블마다 놓인 독특한 문양이 새겨진 테이블보 역시 인상적이었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먼저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 독특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역시나 쟁반짜장과 탕수육이 가장 인기 메뉴인 듯했다. 특히 쟁반짜장은 1인분을 시켜도 2~3인분 같은 양이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섣불리 2인분을 시키는 만용은 부리지 않기로 했다. “쟁반짜장 1인분과 미니 탕수육 주세요!” 망설임 없이 주문을 외쳤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쟁반짜장이 눈앞에 등장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 엄청난 비주얼에 입이 떡 벌어졌다.

쟁반 가득 담긴 짜장면 위에는 윤기가 좔좔 흐르는 짜장 소스가 넉넉하게 덮여 있었고, 그 위로 싱싱한 해물과 채소가 아낌없이 뿌려져 있었다. 면발은 얇고 탱글탱글해 보였고, 짜장 소스에서는 은은한 불향이 느껴졌다. 얼른 젓가락을 들고 면을 들어 올리니,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첫 입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짜장의 깊고 진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얇은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다. 특히 마늘로 맛을 낸 짜장 소스는 살짝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돌아서,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큼지막한 새우와 오징어 등 해산물도 푸짐하게 들어 있어, 씹는 재미를 더했다. 탱글탱글한 새우는 어찌나 큰지 마치 손가락만 한 크기였다.

쟁반짜장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기다리던 미니 탕수육이 나왔다. 미니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탕수육 역시 양이 꽤 많았다. 뽀얀 튀김옷을 입은 탕수육 위에는 달콤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탕수육은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튀김옷은 두껍지 않고, 속 안의 돼지고기는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특히 소스가 과하게 달지 않아서 좋았다. 탕수육을 짜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혼자 방문했기에, 쟁반짜장과 탕수육을 모두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워낙 맛이 훌륭했기에,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배가 불러 더 이상 들어가지 않을 때까지, 정말 열심히 먹었다. 결국 탕수육은 조금 남겼지만, 쟁반짜장은 거의 다 비웠다. (혼자서 이 정도면 정말 대단한 거 아닌가?)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양이 정말 많네요!”라고 감탄했더니, 사장님께서는 “저희 집은 원래 인심이 후합니다.”라며 웃으셨다.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까지, 금향은 정말 삼박자를 모두 갖춘 마산 맛집이었다.
금향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온몸에 행복감이 감돌았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정말 특별하다. 특히 금향처럼 가성비까지 훌륭한 곳이라면, 그 만족감은 더욱 커진다. 마산 댓거리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금향에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단, 양이 어마어마하니, 주문할 때 꼭 주의해야 한다. 2명이 방문한다면 쟁반짜장 1인분과 미니 탕수육이면 충분할 것이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쟁반짜장 2인분과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돌아오는 길, 문득 ‘몸무게 줄이는 곳’이라고 적힌 화장실 문구가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마도 화장실에서 몸무게를 재고 좌절하라는 의미인 듯하다.) 하지만 괜찮다. 금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했으니, 그 정도 체중 증가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