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몽글몽글, 신길동 노포에서 맛보는 간짜장의 향수 (영등포구 맛집)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를 정하는 건 늘 즐거운 고민이다. 다들 입맛도 다르고, 원하는 분위기도 다르지만, 결국엔 모두의 추억이 깃든 장소로 향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는 우리의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신길동의 오래된 중국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여전했지만, 왠지 모르게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 차올랐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 조각들을 맞춰가며, 우리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했다. “여기 탕수육 진짜 많이 먹었었지!”, “나는 짜장면 곱빼기 시켜서 혼자 다 먹고 그랬잖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드디어 기다리던 음식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놓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탕수육이었다. 튀김옷은 바삭했고, 속은 촉촉한 돼지고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탕수육은 제 입맛에는 뭔가 냄새나는듯했다고 하던 리뷰도 있었지만 제겐 전혀 거슬리지 않았어요. 갓 튀겨져 나온 탕수육은 역시 진리다.

접시에 수북하게 담긴 탕수육 튀김
갓 튀겨져 나온 따끈따끈한 탕수육의 향연.

이어서 등장한 초마면은 뽀얀 국물에 담겨 나왔는데, 면발은 쫄깃하고 국물은 시원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초마면은 그냥 무난한 맛이었다. 특별히 맛있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평범한 짬뽕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초마면의 아쉬움을 달래준 것은 바로 간짜장이었다. 윤기가 흐르는 검은 소스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면 위에 소스를 듬뿍 붓고 잘 비벼서 한 입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다. 다들 간짜장을 흡입하듯이 먹어치우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덩달아 신이 났다. 역시 이 집은 간짜장이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간짜장과 짜장 소스
윤기 좌르르 흐르는 간짜장 소스는 언제나 옳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맛보라고 내어주신 고추잡채는 매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넉넉한 인심에 감동하며, 우리는 게눈 감추듯이 고추잡채를 해치웠다. 서비스로 주신 짬뽕 또한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면발이 쫄깃해서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식당 내부에 테이블이 많지 않아 다소 비좁게 느껴졌고,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뒷좌석에 단체 손님들이 앉아 계셔서 너무 시끄러웠다. 친구들과의 대화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에어컨도 충분히 시원하지 않아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어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우선 사장님과 직원분들이 정말 친절하시다. 국무총리상과 국민추천포상을 받으셨다고 하는데, 정말 친절하시고 유쾌하시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음식 맛도 훌륭하다.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요리들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간짜장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탕수육과 초마면 또한 맛있었지만, 간짜장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살짝 가려진 느낌이었다. 볶음밥과 짬뽕도 맛있다는 후기가 많으니, 다음에는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

오랜만에 방문한 추억의 장소는 여전히 따뜻했고,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맛은 여전히 평범하다는 평도 있지만, 간짜장만큼은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어쩌면 맛은 그저 핑계일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추억의 장소.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우리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신길동에서 맛보는 간짜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마법과 같은 존재였다.

물론, 멀리서 굳이 찾아올 정도의 맛집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신길동 주민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깃든 장소일 것이다.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학창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곳은, 언제나 따뜻하고 정겨운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우리는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추억의 장소를 찾아갈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어쩌면, 그때도 우리는 이 곳, 신길동의 작은 중국집에 다시 모여 앉아 간짜장을 먹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 문득 사장님의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국무총리상과 국민추천포상을 받으실 만한 친절함과 넉살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볶음밥을 먹어봐야지. 그리고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겠다. 덕분에 좋은 추억 만들고 간다고.

이 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추억과 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신길동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부족한 글 솜씨지만, 제 경험을 솔직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 글이 여러분의 맛있는 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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