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추억이 끓는 곳, 전북대 모두랑에서 맛보는 즉석 떡볶이 맛집 순례기

캠퍼스 정문 앞, 낡은 간판이 붙은 작은 분식집. ‘모두랑’이라는 정겨운 이름이 왠지 모르게 끌렸다. 떡볶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을 안고 문을 열었다. 왁자지껄한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매콤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 학창 시절의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기분이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낡은 코팅 사이로 보이는 삐뚤빼뚤한 글씨체가 정겹다. 즉석 떡볶이 2인분을 주문하고, 차돌박이와 라면 사리를 추가했다. ‘모두랑’에 왔다면 이 조합은 필수라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앙증맞은 버너 위에 냄비가 올려졌다. 선명한 주황색 육수 위로 떡, 어묵, 양파, 파, 그리고 내가 추가한 차돌박이와 라면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즉석 떡볶이
테이블 위 버너에서 끓어가는 떡볶이 냄비는 그 자체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떡볶이를 가만히 바라봤다. 붉은 양념이 끓어오르며 냄비 안을 가득 채우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쫄깃한 떡과 야들야들한 차돌박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첫 입!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딱 추억 속 그 맛이었다.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닌, 고추장의 깊은 맛이 느껴지는 그런 떡볶이였다.

떡은 쌀떡이 아닌 밀떡이었다. 쌀떡만 고집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밀떡 특유의 쫄깃함이 양념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얇고 넓적한 어묵은 떡볶이 양념을 듬뿍 머금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차돌박이는 떡볶이의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줬다. 기름진 차돌박이의 고소함이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지니,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라면 사리는 말해 뭐 할까. 꼬들꼬들하게 익은 라면은 떡볶이 양념과 찰떡궁합이었다. 면발에 듬뿍 묻은 양념을 후루룩 흡입하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떡볶이 국물에 촉촉하게 젖은 파와 양파를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양파는 달콤한 맛이 강해 매운 떡볶이의 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차돌박이 토핑이 더해진 떡볶이의 클로즈업
차돌박이에서 우러나온 기름이 떡볶이 국물에 녹아들어 깊은 풍미를 더한다.

정신없이 떡볶이를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랑’에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떡볶이의 화룡점정은 바로 볶음밥이기 때문이다. 남은 떡볶이 양념에 밥과 김가루, 참기름을 넣고 볶아주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볶음밥이 완성된다.

직원분이 능숙한 솜씨로 밥을 볶아주셨다. 냄비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은 고소하면서도 짭짤했다. 떡볶이 양념의 매콤함과 김가루의 풍미, 참기름의 고소함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맛이었다. 볶음밥 한 숟갈을 입에 넣으니, 행복이라는 단어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떡볶이 국물에 볶아진 볶음밥
남은 떡볶이 양념에 볶아먹는 볶음밥은 최고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모두랑’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저렴한 가격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12000원으로 두 명이 배불리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에게 ‘모두랑’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일 것이다.

벽 한쪽에는 ‘모두랑’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이 가득했다. 낙서와 메모, 사진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는 모습은 ‘모두랑’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보여주는 듯했다. 나도 작은 메모지에 ‘모두랑’에 대한 나의 감상을 적어 벽에 붙였다. 다음에 다시 방문했을 때, 나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모두랑’은 단순히 저렴하고 맛있는 떡볶이집이 아니었다. 그곳은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으며 웃고 떠들던 기억, 시험 기간 밤새 공부하다가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달려갔던 기억, 좋아하는 이성 친구와 함께 떡볶이를 먹으며 설레었던 기억들이 ‘모두랑’의 떡볶이 맛과 함께 되살아났다.

접시에 담긴 순대의 모습
떡볶이와 함께 곁들이면 좋은 순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그 따뜻한 미소에서 ‘모두랑’의 오랜 역사와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캠퍼스에는 하나둘씩 불이 켜지고,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저녁 식사를 하러 가는 모습이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모두랑’에서 맛있는 떡볶이를 먹고 나니, 왠지 모르게 에너지가 넘치는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귓가에는 여전히 왁자지껄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맴돌았다. 그리고 입안에는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떡볶이의 맛이 남아 있었다. ‘모두랑’, 그곳은 나에게 단순한 떡볶이집이 아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준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에 전북대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로제 떡볶이에도 한번 도전해봐야지.

모두가 함께 즐기는 떡볶이
친구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으며 추억을 나누는 것은 ‘모두랑’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모두랑’의 떡볶이는 엽떡이나 배떡처럼 화려하고 자극적인 맛은 아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세월의 깊이이 담겨 있다. 값싸고 맛있는 떡볶이를 먹으며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싶다면, 전북대 ‘모두랑’에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모두랑’에서는 현금으로 결제하거나 계좌이체를 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자. 그리고 떡볶이를 먹은 후에는 꼭 볶음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자. 그것이 ‘모두랑’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오늘, 나는 ‘모두랑’에서 가성비 넘치는 식사와 함께 소중한 추억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전주 맛집 ‘모두랑’,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주길 바란다.

버너 위에 올려진 떡볶이 냄비
보글보글 끓는 떡볶이의 모습은 언제 봐도 식욕을 자극한다.
푸짐한 떡볶이 한 상
다양한 사리를 추가하여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떡볶이.
떡볶이 속 어묵과 야채
떡볶이 양념이 잘 배어든 어묵과 야채는 떡볶이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떡, 라면, 어묵이 어우러진 떡볶이
떡, 라면, 어묵, 그리고 다양한 토핑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조합.
볶음밥의 마무리
볶음밥은 떡볶이의 완벽한 마무리.
다 익은 떡볶이의 모습
먹음직스럽게 익은 떡볶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떡볶이와 함께 즐기는 단무지
떡볶이의 매운맛을 달래주는 단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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