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 닭 국물, 그리고 울산 동구 맛집 한 그릇의 추억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12월의 어느 날, 따뜻한 국물이 간절했다. 문득, 지인이 극찬했던 울산 동구의 한 칼국수집이 떠올랐다. 싱싱한 해산물과 깊은 닭 육수가 어우러진다는 그곳, ‘대왕암돌미역닭국수’였다. 특히 몸보신에 좋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차를 몰았다. 겨울 바다의 풍경을 스치듯 지나, 마침내 그곳에 도착했다.

가게 앞에는 이미 여러 대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왔기에 당황하지 않고, 근처 골목에 차를 세웠다. 가게 간판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대왕암돌미역닭국수’라고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RESTAURANT CHICKEN NOODLES’라고 쓰여 있었다. 따뜻한 느낌의 조명이 간판을 비추고 있어,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넓고 깔끔한 홀에는 이미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 특히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입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닭칼국수, 해신탕, 문어국수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고민하다가, 몸보신에 좋다는 ‘대왕암 해신 닭전골’을 주문했다.

주문 후,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김치, 콩나물무침, 물김치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에서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물김치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젓가락이 자꾸만 향하는 맛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왕암 해신 닭전골’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냄비 가득 푸짐하게 담긴 해산물과 닭고기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문어, 전복, 가리비, 꽃게, 새우 등 싱싱한 해산물이 냄비 위에서 저마다의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뽀얀 닭고기는 먹기 좋게 익혀져 나왔고, 그 위에는 싱싱한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푸짐한 해물과 채소가 올려진 전골
싱싱한 해산물과 닭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간 해신 닭전골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전골을 바라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국물이 끓을수록, 시원하고 얼큰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국자로 국물을 떠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상황버섯으로 우려냈다는 육수는 정말 일품이었다. 한약재를 넣어 만든 보양식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잘 익은 문어 한 점을 들어 입에 넣으니, 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신선한 해산물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닭고기는 푹 고아져서 뼈와 살이 쉽게 분리되었다. 부드러운 닭고기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닭고기, 해산물, 채소를 함께 먹으니, 그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전골에 들어간 돌미역 칼국수는 또 다른 별미였다. 초록빛을 띠는 면발은 쫄깃하고 부드러웠다. 돌미역이 들어가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았다. 칼국수를 후루룩 먹으니, 뱃속까지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해산물과 닭고기가 어우러진 전골
싱싱한 문어와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해신탕

마지막으로, 냄비에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들깨죽을 만들어 먹었다. 고소한 들깨와 진한 국물이 어우러진 죽은 정말 꿀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냄비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서야,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음식 맛은 어떠했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꼼꼼하게 물어보시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리고 가게를 나섰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햇살이 기분 좋게 쏟아졌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였다. 오늘 제대로 몸보신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왕암돌미역닭국수’,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정(情)과 맛(味)이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싱싱한 해산물과 깊은 닭 육수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맛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깨끗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울산 동구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강력 추천한다. 특히,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이곳에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보는 것은 어떨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가게 외부 간판
따뜻한 조명이 인상적인 가게 간판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났다. 울산대학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하셨던 아버지를 위해 이곳에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퇴원하시는 날, 꼭 모시고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버지와 함께 따뜻한 해신탕을 먹으며,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울산 대왕암 맛집으로 인정하는 이곳에서, 나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다음에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을 맛보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닭고기가 들어간 죽
고소하고 든든한 닭죽

오늘, 나는 울산에서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을 느끼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그 행복을 오래도록 간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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