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길, 목적지는 충남 청양이었다.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숨통을 틔우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청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나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청양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눈에 띈 곳이 바로 ‘우거디’였다. 정감 가는 이름에 이끌려 방문자들의 후기를 하나하나 읽어보니, 왠지 모르게 끌리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우거지탕과 돌솥밥의 조합이 일품이라는 이야기에, 나는 망설임 없이 ‘우거디’로 향했다.
낯선 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 도착한 ‘우거디’는, 생각보다 아담하고 소박한 모습이었다. 아이보리색 벽면에 붓글씨로 쓰여진 ‘우거디’라는 간판이 정겹게 느껴졌다. 맛과 멋을 담은 음식이라는 문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자부심이 기대감을 높였다. 식당 앞에는 너른 공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부드럽게 감싸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나는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우거지탕을 중심으로, 몇 가지 식사 메뉴와 곁들임 메뉴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우거지탕을 주문했다. 왠지 이 곳에선, 다른 메뉴는 상상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정갈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멜론 장아찌, 깻잎 장아찌, 직접 무쳤다는 시금치나물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멜론 장아찌는 처음 맛보는 것이었는데, 달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독특하고 신선했다. 깻잎 장아찌는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풍미가 입맛을 돋우었고, 시금치나물은 고소한 들기름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밑반찬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정성에,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거지탕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우거지탕은,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듯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우거지와 부드러운 소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고, 그 위에는 신선한 파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짙은 갈색 국물에서는 깊고 진한 향이 풍겨져 나왔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이 아니라, 은은하면서도 구수한 향이었다.

함께 나온 돌솥밥의 뚜껑을 열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알이 모습을 드러냈다. 밥 안에는 작게 썰은 고구마가 들어있어 달콤한 향을 더했다. 갓 지은 밥의 따뜻한 온기와 고슬고슬한 식감이 느껴졌다. 밥을 덜어놓고, 숭늉을 만들기 위해 뜨거운 물을 부어 뚜껑을 덮어두었다.
드디어 우거지탕을 맛볼 차례.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텁텁하거나 느끼한 맛은 전혀 없이,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었다. 우거지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으며, 소고기는 푹 삶아져서 입에서 살살 녹았다. 국물은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 감돌았다. 해장국으로도 좋겠지만, 굳이 술을 마시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밥 한 숟가락을 국물에 적셔 우거지와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갓 지은 돌솥밥의 고소함과 우거지탕의 깊은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스며들어,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멜론 장아찌를 곁들여 먹으니, 달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우거지탕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정신없이 밥을 먹기 시작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나서야, 겨우 숟가락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숭늉이 남아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구수한 숭늉이 뜨거운 김을 내뿜고 있었다. 숭늉을 한 모금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숭늉과 함께 누룽지를 긁어먹으니, 꼬들꼬들한 식감이 재미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듯했다. 속이 든든해지니,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였다. 나는 식당을 나서기 전,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
‘우거디’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달받는 느낌이었다. 마치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을 받은 것처럼, 푸근하고 편안했다. 나는 ‘우거디’를 청양 최고의 맛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청양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식당 내부는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벽면은 흰색으로 깔끔하게 마감되어 있었고, 나무색 몰딩으로 포인트를 주어 따뜻한 느낌을 더했다. 천장에는 간결한 디자인의 조명이 은은하게 빛을 밝혔다. 전체적으로 밝고 환한 분위기였다. 한쪽 벽면에는 메뉴 사진과 함께 ‘청양 로컬푸드’ 인증 마크가 붙어 있었다.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여 음식을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믿음이 갔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방문객들의 후기처럼,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혼자서 서빙과 요리를 모두 담당하시다 보니, 여유가 없을 때는 짜증 섞인 말투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음식 맛은 정말 훌륭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아이들을 위한 메뉴가 있지만,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점도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거디’는 청양에서 꼭 방문해야 할 가치 있는 밥집이다. 깊은 맛의 우거지탕과 정갈한 밑반찬, 그리고 따뜻한 돌솥밥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나는 앞으로도 청양을 방문할 때마다 ‘우거디’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맛있는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청양의 숨은 보석 같은 우거디, 당신에게도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