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화창한 날씨, 친구들과 코트를 누비며 땀을 흠뻑 쏟았다. 라켓을 내려놓으니 온몸의 세포들이 짜릿한 자극을 갈망하는 듯했다.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혀를 강렬하게 때리는 그런 맛.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익숙한 그 맛을 찾아, 우리는 여주로 향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남천식당.
이미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여주 지역의 맛을 굳건히 지켜온 터줏대감임을 짐작게 했다. 간판에는 묵은지 족발탕이라는 메뉴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고, ‘막창구이’라는 글자도 함께 눈에 들어왔다. 다음 방문에는 막창구이에 도전해봐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가 훅 끼쳐왔다. 테이블마다 족발탕을 끓이는 냄비에서 피어오르는 김 때문이었다. 넓은 홀에는 이미 많은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매장이 넓어서인지,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족발탕 중자를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밑반찬이 빠르게 차려졌다. 콩나물무침, 김치, 깍두기 등 가정식 스타일의 소박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김치는 족발탕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는데,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족발탕이 나오기 전, 젓가락은 이미 김치에 향하고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족발탕이 테이블에 놓였다. 커다란 냄비 안에는 묵은지와 족발, 콩나물, 파 등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붉은 국물이 보글보글 끓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비주얼이 눈앞에 펼쳐지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묵은지의 깊은 향이 코를 찔렀다.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사장님의 손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맵고 짠맛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땀 흘린 뒤라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는 맛이었다. 마치 온몸의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족발은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러웠다. 푹 익은 묵은지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묵은지의 새콤한 맛과 족발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콩나물은 아삭아삭한 식감을 더해줬고, 파는 은은한 향으로 족발탕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족발탕 안에는 커다란 뼈에 붙은 살코기도 넉넉히 들어 있었다.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 묵은지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푹 익은 묵은지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20년 넘게 이곳을 찾았다는 한 단골손님의 말처럼,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양은 남천식당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족발을 건져 먹고 나니, 국물이 더욱 진해졌다. 이때쯤 볶음밥을 주문하는 것이 남천식당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볶음밥은 남은 족발탕 국물에 밥과 김, 야채 등을 넣고 볶아주는 메뉴였다. 족발탕의 매콤한 국물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환상적인 맛을 자랑했다.
볶음밥을 한 입 먹으니,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고, 톡톡 터지는 밥알의 식감이 즐거움을 더했다. 볶음밥 위에는 김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볶음밥을 먹기 위해 족발탕을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넷이서 족발탕 중자와 볶음밥 2인분을 깨끗하게 비웠다. 땀 흘린 뒤 먹는 매콤한 음식은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남천식당의 족발탕은 맵고 짠맛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오랜만에 방문했는데도, 여전히 푸짐한 양과 변함없는 맛은 감동적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정말 맛있었어요!”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셨다. 친절한 사장님의 모습에서, 남천식당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남천식당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따뜻한 정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다. 여주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땀 흘린 뒤 매콤한 음식이 당긴다면, 남천식당의 족발탕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풍족해짐을 느꼈다. 오늘 맛본 족발탕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여주에서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막창구이를 맛보러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날의 맵짠한 기억을 되새기며,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