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문득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부터 눈에 아른거리던 고모리 ‘만우정’이 떠올랐다. 굽이진 길을 따라 도착한 그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한옥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살아있는 공간이었다.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기와지붕의 곡선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주차를 하고 돌담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니, 정갈하게 꾸며진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해 있었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의 속삭임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다.

한옥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은은한 나무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따뜻한 햇살이 창호지를 통해 부드럽게 쏟아져 들어왔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온돌 바닥이 발을 감쌌다. 마치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 온몸의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창밖을 바라보니,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산이 한눈에 들어왔고, 맑은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드는 듯했다. 마치 자연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산채정식과 특정식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좀 더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산채특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다채로운 색감의 나물들이 보기 좋게 담겨 있었고, 윤기가 흐르는 조기구이와 먹음직스러운 버섯탕수가 식욕을 자극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쟁반과 그릇은 한정식의 정갈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마치 임금님 수라상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버섯탕수였다. 따뜻하고 바삭한 버섯 위에 달콤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는데, 튀김옷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소스의 달콤함과 버섯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다음으로는 조기구이를 맛보았다. 겉은 노릇하게 구워져 있었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는데,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꿀맛이었다. 마치 바닷가에서 갓 잡아 올린 조기를 먹는 듯한 신선함이 느껴졌다.

본격적으로 나물들을 맛보기 시작했다. 고사리, 도라지, 취나물, 비름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물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하나하나 맛을 보니,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이 그대로 느껴졌다. 간이 세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고, 씹을수록 은은한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마치 숲 속에서 갓 채취한 나물을 먹는 듯한 신선함이 느껴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김치였다.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는데, 알고 보니 개성 보쌈김치라고 했다. 적당히 익어 새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잃었던 입맛도 되살아나는 듯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물들을 듬뿍 넣어 비벼 먹을 만한 큰 그릇이 없었다는 것이다. 국그릇에 비벼 먹으니 조금 불편했지만, 맛은 훌륭했다. 만약 방문하게 된다면, 직원분께 비빔밥을 해 먹을 수 있도록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따뜻한 누룽지와 한과, 수정과가 후식으로 나왔다. 은은한 계피 향이 감도는 수정과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고, 달콤한 한과는 기분 좋은 달콤함을 선사했다. 마치 정성껏 차려진 보양식을 먹은 듯,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만우정 주변을 산책하며 소화를 시켰다. 드넓은 마당에는 장독대가 줄지어 있었고, 아름다운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고즈넉한 한옥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만우정은 식당과 함께 카페도 운영하고 있었다. 식사 후 카페를 방문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잠시 들러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카페 역시 한옥 건물로 되어 있었는데, 통유리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주문하여 창가 자리에 앉았다.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커피의 향긋함을 음미했다. 마치 세상의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듯, 평온한 시간이 흘러갔다.
만우정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곳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여유를 만끽하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고즈넉한 한옥의 아름다움과 정갈한 음식,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자가용이 없다면 방문하기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자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만우정에서 잊지 못할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넉넉해졌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만우정은 가족, 연인, 친구 그 누구와 함께 방문해도 좋은 곳이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가면, 분명 만족하실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여,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즐기고 싶다.
만우정에서의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포천 고모리 근처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만우정에 들러 정갈한 한정식과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총평
* 맛: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정갈한 한정식. 특히 버섯탕수와 김치가 일품.
* 분위기: 고즈넉한 한옥의 아름다움과 자연이 어우러진 힐링 공간.
* 가격: 다소 비싼 편이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분위기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
* 서비스: 친절하고 세심한 서비스.
* 접근성: 자가용 필수.
추천 메뉴: 산채특정식
재방문 의사: 매우 높음.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만우정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고모리 맛집, 만우정.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준 그곳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