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는, 짬뽕을 찾아 떠도는 한 마리 철새인지도 모르겠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짬뽕 맛집을 찾아 지도를 펼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나서는 것이다. 이번 여정의 목적지는 태안,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신진항이 있는 곳이었다.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이 항구에서 맛보는 짬뽕은 어떤 맛일까? 며칠 전부터 부풀어 오른 기대감을 안고, 나는 ‘황금성’의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앞에 다다르자, 붉은색 간판이 눈에 확 들어왔다. “짬뽕전문점 황금성”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고, 간판 양옆으로는 용 그림이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마치 맛의 성으로 들어가는 듯한 웅장한 느낌이었다. 가게 앞에는 메뉴판이 놓여 있었는데, 문어짬뽕, 차돌짬뽕, 굴짬뽕 등 다채로운 짬뽕 메뉴들이 나의 미각을 자극했다. 어떤 짬뽕을 먹어야 후회하지 않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한참을 서성이며 메뉴들을 눈으로 훑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깔끔한 홀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벽에는 화려한 중국풍 벽지가 붙어 있었고, 천장에는 붉은색 등롱이 은은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앤티크한 샹들리에도 분위기를 더했다. 마치 중국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다시 한번 정독했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어짬뽕’이었다. 싱싱한 문어가 통째로 들어간 짬뽕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하지만 차돌짬뽕도 포기할 수 없었다. 고소한 차돌박이가 듬뿍 들어간 짬뽕은 분명 깊고 진한 맛을 선사해 줄 것 같았다. 고민 끝에, 나는 문어짬뽕과 차돌짬뽕을 하나씩 주문하기로 했다. 혼자 왔지만, 이 맛있는 짬뽕들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탕수육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작은 사이즈로 하나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자스민차가 나왔다.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며, 긴장을 풀어주는 듯했다. 찻잔을 들고 홀을 둘러보았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꽤 많았다. 가족 단위 손님들도 보였고, 연인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다들 짬뽕 맛에 푹 빠진 듯,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문어짬뽕이 나왔다. 큼지막한 그릇에 담긴 짬뽕 위로, 정말 커다란 문어 한 마리가 통째로 올려져 있었다. 마치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듯, 싱싱한 문어의 자태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뽀얀 속살이 드러난 문어 다리는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듯했고, 붉은빛 국물은 얼큰한 맛을 예감하게 했다.

문어 다리 하나를 들어 맛을 보았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바다 향은, 신진항에서 갓 잡아 올린 문어이기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었다. 문어를 먹기 좋게 자른 후, 짬뽕 국물을 한 입 맛보았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텁텁함 없이 깔끔했다. 기름진 느낌 없이 맑고 깊은 맛이 느껴졌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계속해서 마시게 되었다.
면발은 쫄깃하고 탱탱했다. 얇은 면발은 짬뽕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면과 함께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함께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풍성해졌다. 특히, 신선한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과 아삭한 숙주의 조화는 최고였다. 짬뽕 한 그릇에는 신진항의 바다와 넉넉한 인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문어짬뽕에 감탄하고 있을 때, 차돌짬뽕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차돌박이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고, 왠지 모르게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차돌박이 한 점을 집어 맛을 보았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육즙이 환상적이었다.
차돌짬뽕 국물은 문어짬뽕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깊고 진한 육수의 풍미가 느껴졌고, 은은한 불맛이 감칠맛을 더했다.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국물은,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듯했다. 차돌박이와 함께 면을 먹으니, 고소함과 쫄깃함이 입안 가득 느껴졌다. 차돌짬뽕은 마치 따뜻한 위로처럼, 지친 나를 다독여주는 듯했다.
짬뽕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탕수육이 나왔다. 뽀얀 튀김옷을 입은 탕수육은,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탕수육 소스는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고, 탕수육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탕수육 한 점을 소스에 찍어 맛을 보았다. 바삭한 튀김옷 속에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가득했다. 탕수육은 마치 어린 시절 추억처럼,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맛이었다. 고기가 꽉 차 있어서 씹는 즐거움이 남달랐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금성에서는 짜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에, 결국 짜장면도 한 그릇 주문했다. 면이 얇아서 짜장 소스가 잘 배어 있었고, 살짝 칼칼한 맛이 나서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다 먹고 난 후에는 믹스커피도 준비되어 있어서, 입가심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장님의 친절함은 덤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짬뽕 국물 한 방울, 탕수육 한 조각까지 남김없이 먹어 치웠다. 정말 오랜만에,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나는 ‘황금성’이 왜 신진항 맛집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신선한 재료, 깊은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황금성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다. 신진항의 아름다운 풍경과, 황금성의 맛있는 짬뽕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 태안에 오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황금성’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짬뽕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돌아오는 길, 나는 신진항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은, 정말 특별한 것 같다. 특히, 여행지에서 맛보는 음식은, 그 장소에 대한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황금성의 짬뽕은, 나에게 신진항이라는 아름다운 지역명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하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었다.
다음 짬뽕 여행은 어디로 떠나볼까?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세상에는 아직 맛보지 못한 짬뽕들이 너무나 많다. 나는 오늘도, 짬뽕 지도를 펼치고 새로운 맛집을 찾아 나선다. 짬뽕을 향한 나의 열정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이다.

총평
신진항에 위치한 황금성은, 짬뽕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맛집이다.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짬뽕은, 깊고 풍부한 맛을 선사하며, 친절한 서비스는 기분 좋은 식사를 만들어준다. 특히, 문어짬뽕과 차돌짬뽕은 꼭 맛봐야 할 메뉴이며, 탕수육과 짜장면도 훌륭하다. 넓고 깨끗한 매장은 편안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며, 휠체어 이용도 편리하게 만들어 놓은 배려가 돋보인다. 신진항에 방문한다면, 황금성에서 맛있는 짬뽕을 맛보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