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뚝배기, 뜨끈한 추억 한 그릇: 수미한 한우소머리국밥 – 향토 맛집 순례기

라운딩 후, 뻐근한 몸을 이끌고 함평의 숨은 맛집을 찾아 나섰다. 함평엘리체에서 시원하게 드라이버를 날리던 기분도 잠시, 뱃속에서 꼬르륵거리는 요동침은 어서 따뜻한 국물로 달래달라고 아우성치는 듯했다. 검색 끝에 찾아낸 곳은 함평읍에 자리 잡은 ‘수미한 한우소머리국밥’. 2022년 겨울에 문을 열었다는 이곳은, 왠지 모르게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는 정보에 더욱 끌렸다. 역시, 찐 맛집은 연륜 있는 분들이 먼저 알아보는 법이니까.

식당 앞에 다다르니 넓은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식당 건물은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밖에서 보기에도 꽤 규모가 있어 보였는데,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걸 보니, 역시나 함평 사람들에게 입소문 난 맛집이 분명했다. 서둘러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식당 한 켠에는 앤티크한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고풍스러우면서도 정갈한 느낌이랄까. 단순한 식당을 넘어, 작은 박물관에 온 듯한 기분도 들었다. 메뉴판을 보니 역시 메인 메뉴는 한우 소머리국밥. 함평 한우를 사용한다는 문구가 믿음직스러웠다. 벽에 걸린 메뉴 사진들을 보니 얼큰한 한우 육회비빔냉면도 눈에 띄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오늘은 뜨끈한 국물이 간절했기에 소머리국밥을 주문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소머리국밥이 순식간에 테이블 위로 올려졌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노란 지단이 얹어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뚝배기 안에는 야들야들한 소머리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사골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간은 거의 되어 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내 입맛에 맞춰 다진 마늘, 고추, 후추를 듬뿍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니, 비로소 완벽한 맛이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소머리국밥
진한 국물과 푸짐한 고기가 일품인 소머리국밥

함께 나온 깍두기와 배추김치도 훌륭했다. 특히 젓갈 향이 진하게 풍기는 배추김치는,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국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푹 익은 무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깍두기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 먹는 재미를 더했다.

소머리 고기는 정말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다. 오랜 시간 정성껏 삶아낸 듯,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젓가락으로 크게 집어 와사비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고기 양도 푸짐해서,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듯했다. 뽀얀 국물에 밥 한 공기를 말아, 잘 익은 김치를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정신없이 국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배추김치와 깍두기
국밥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배추김치와 깍두기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식당 한 켠에 “조미료를 쓰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어쩐지, 국물 맛이 깔끔하고 깊더라니. 함평에서 생산되는 쌀, 배추, 고춧가루 등 지역 특산물을 사용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식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주는 행복이란, 정말이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수미한 한우소머리국밥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함평의 따뜻한 인심과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수육도 함께 시켜 푸짐하게 즐겨봐야겠다. 함평에서 한우의 깊은 맛을 느끼고 싶다면, 자신 있게 이곳을 추천한다.

수미한 한우소머리국밥 식당 외관
깔끔한 외관이 돋보이는 수미한 한우소머리국밥

물론 아쉬운 점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1년 전 처음 방문했을 때보다 고기 양이 줄고 국물 맛이 덜 진해졌다는 의견도 있는 듯하다. 김치 맛 또한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그런 점을 느끼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한 맛을 유지해주길 바란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국물 덕분인지 온몸이 노곤하게 풀리는 듯했다. 함평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다음에는 또 어떤 함평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하는 행복한 상상에 잠겼다. 함평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푸짐한 한 상 차림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푸짐한 한 상 차림
메뉴판
다양한 메뉴를 소개하는 메뉴판
소머리국밥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인 소머리국밥
소머리국밥
함평의 명물, 소머리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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