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숨은 보석, 수원 윤돈에서 맛보는 인생 돈까스 맛집 탐험기

평소 돈까스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유독 마음을 끄는 곳이 있었다. 수원, 그중에서도 아는 사람만 안다는 숨겨진 골목, 그곳에 위치한 “윤돈”이었다. 수원에서 돈까스 ‘탑’을 찍었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던 곳. 드디어 큰 맘 먹고 평일 저녁, 윤돈을 향해 나섰다.

퇴근 후 서둘러 도착했지만, 역시나 웨이팅은 피할 수 없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웨이팅 등록을 도와주셨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덕분에 뭘 먹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으니까.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가게 내부는 아담했다. 테이블 석은 3개 정도, 그리고 주방을 마주보는 바 좌석이 6개 정도 마련되어 있었다. 일본 드라마에서 보던, 주방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마치 일본의 작은 식당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윤돈 내부 모습
주방을 중심으로 ‘ㄷ’자 형태로 놓인 바 테이블이 인상적이다.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물수건과 메뉴판이 나왔다. 메뉴는 심플했다. 로스카츠, 히레카츠, 치즈카츠, 그리고 한정 메뉴인 상로스카츠. 세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모둠카츠 정식도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윤돈의 대표 메뉴라는 상로스카츠 정식을 주문했다. 왠지 오늘은 특별한 부위의 돈까스를 맛보고 싶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오픈 키친 형태로 되어 있어, 돈까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기름에 튀겨지는 돈까스의 모습은 언제 봐도 침샘을 자극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상로스카츠 정식이 나왔다. 나무 트레이 위에 정갈하게 담긴 돈까스, 밥, 장국, 샐러드, 그리고 깍두기. 한눈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었다. 갓 튀겨져 나온 돈까스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코를 찌르는 고소한 냄새는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상로스카츠 정식
윤기가 흐르는 튀김옷과 핑크빛 속살이 조화로운 상로스카츠. 곁들여 나오는 밥, 장국, 샐러드, 깍두기 또한 훌륭하다.

가장 먼저 돈까스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옷이었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자, 육즙이 살짝 배어 나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돼지고기는 두툼하고 부드러웠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그야말로 황홀했다.

상로스카츠는 특수 부위인 만큼, 기름기가 살짝 느껴졌다. 하지만 느끼함보다는 고소함이 더 강하게 느껴졌고, 씹을수록 깊은 풍미가 우러나왔다. 특히 돈까스 소스에 와사비를 살짝 얹어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깔끔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톡 쏘는 와사비의 향이 기름진 맛을 잡아주어,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소금만 살짝 찍어 먹어도 훌륭했다. 좋은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짭짤한 소금이 돼지고기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주었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식감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상로스카츠 단면
분홍빛을 띠는 상로스카츠 단면. 촉촉함과 부드러움이 사진에서도 느껴진다.

함께 나온 장국 또한 인상적이었다. 멸치나 다시마로만 맛을 낸 일반적인 장국과는 달리, 윤돈의 장국에는 버섯, 묵, 고기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 있었다. 덕분에 깊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고, 돈까스와의 조화도 훌륭했다.

양배추 샐러드는 돈까스의 느끼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드레싱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고, 아삭아삭 씹히는 양배추의 식감은 즐거움을 더했다.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새콤달콤했고, 돈까스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신없이 돈까스를 먹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한 점이 남아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마지막 한 점까지 음미하며 맛을 느꼈다. 입안에 감도는 풍미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매장 앞에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뜯어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김치 같은 음식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어 보기에 좋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매장 앞 위생에도 조금 더 신경 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돈 상로스카츠 정식
돈까스, 밥, 장국, 샐러드, 깍두기까지, 완벽한 한 상 차림.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윤돈에서의 식사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상로스카츠는 지금까지 먹어본 돈까스 중 단연 최고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옷, 두툼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 그리고 풍부한 육즙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수원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윤돈은 용인, 화성 등 수원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강력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서울 등 먼 거리에서 찾아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돈까스를 정말 좋아한다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최근 동탄호수공원에도 2호점을 오픈했다고 한다. 본점과 동일한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번창하길 응원한다. 다음에는 동탄호수공원점으로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윤돈은 11시 30분에 오픈한다. 나는 11시 15분쯤 도착했는데, 다행히 첫 번째 타임에 식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분 정도 지나니 주차 공간이 모두 찼고, 웨이팅이 시작되었다. 맛있는 식사를 위해 조금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주차 공간은 가게 앞에 3대 정도 가능하지만, 협소한 편이다. 건물 지하 주차장이나 주변 길가를 이용해야 한다.

윤돈 치즈카츠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간 치즈카츠. 갓 나왔을 때 치즈가 쭉 늘어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다음에 윤돈에 방문하게 된다면, 히레카츠와 치즈카츠도 꼭 맛봐야겠다. 특히 히레카츠는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일품이라고 한다. 치즈카츠는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 있어, 갓 나왔을 때 치즈가 쭉 늘어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행복해진다.

윤돈은 맛있는 돈까스와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을 갖춘 곳이다. 수원에서 특별한 돈까스 맛집을 찾는다면, 윤돈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윤돈 메뉴판
심플하면서도 알찬 메뉴 구성. 돈까스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윤돈 히레카츠
동글동글한 모양이 귀여운 히레카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윤돈 히레카츠 단면
결이 살아있는 히레카츠 단면. 육즙 가득한 촉촉함이 느껴진다.
윤돈 내부
주방과 테이블 간의 거리가 가까워, 셰프와 소통하며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