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진한 국물에 반한, 노원역 숨은 설렁탕 맛집 기행

어릴 적 아버지 손을 잡고 찾았던 설렁탕집의 기억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뽀얀 국물에 밥 한 그릇 말아 김치 한 점 올려 먹으면 온 세상 시름이 잊히던 그 시절, 그 맛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오늘은 노원, 그 번화한 거리 한 켠에 자리 잡은, 깊은 맛으로 입소문 자자한 설렁탕 전문점을 찾아 나섰다.

노원역 1번 출구에서 몇 걸음, 왁자지껄한 술집들 사이로 익숙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풍미연.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주차 공간이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풍미연 외부 전경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풍미연의 활기찬 모습.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설렁탕 외에도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갈비탕, 꼬리찜, 수육 등 술 한잔 기울이기 좋은 메뉴들이 가득했지만, 역시 첫 방문이니만큼 설렁탕을 주문하기로 했다. 특히 ‘진한설렁탕’이라는 메뉴 이름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설렁탕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얹어져 있었고, 뜨거운 김과 함께 깊고 구수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스테인리스 뚜껑이 덮인 채로 나오는 뚝배기는 그 자체로 맛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진한 설렁탕
진한 국물이 인상적인 설렁탕 뚝배기.

먼저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입술에 닿는 순간, 진하고 깊은 사골의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져나갔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듯한 깊은 맛이었다. 뽀얀 국물을 보니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사골국이 떠올랐다. 먹다 보니 입술이 살짝 끈적해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마도 진하게 우려낸 사골 국물 때문인 듯했다.

설렁탕 안에는 부드러운 고기와 함께 소면이 들어 있었다. 고기의 양이 넉넉해서 부족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면을 좋아하는 나는 국수 사리를 추가하고 싶었지만, 기본으로 제공되는 양도 충분했기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나중에 보니, 추가 사리는 단돈 천 원이라고 한다!)

메뉴 안내
추가 국수 사리는 단돈 1,000원!

설렁탕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주는 것은 바로 김치였다. 이곳은 김치 맛집으로도 꽤나 유명한 듯했다. 적당히 익은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매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자랑했다. 설렁탕과 김치의 조합은, 마치 오랜 연인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깍두기 또한 시원하고 아삭해서 설렁탕과 함께 먹기에 좋았다.

해내탕
얼큰한 국물이 매력적인 해내탕.

옆 테이블에서 얼큰한 국물을 들이켜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갔다. 알고 보니 ‘해내탕’이라는 메뉴인데, 곱창, 양, 육개장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 얼큰한 국밥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꼭 해내탕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가게는 꽤 넓은 편이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적당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2인 테이블에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점도 좋았다. 혼밥족들을 위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혼자 식사하러 오는 손님들도 꽤 많아 보였다.

매장 내부
넓고 쾌적한 매장 내부.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포장 판매도 하고 있었다. 설렁탕 포장 시 김치와 밥은 제공되지 않지만, 가격이 2,000원 할인된다고 하니, 집에서 편안하게 즐기고 싶을 때 포장해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하다.

풍미연은 특별한 맛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변함없는 맛을 유지해 온, 정겨운 느낌의 식당이었다. 24시간 운영한다는 점, 넓은 주차 공간을 갖추고 있다는 점 또한 큰 장점이다. 늦은 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저녁 시간대에는 술을 마시는 손님들이 많아 다소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이다. 조용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예전에 비해 가격이 다소 오른 점도 아쉽게 느껴졌다.

식사 중인 손님들
저녁 시간에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풍미연.

풍미연은 노원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추억이 깃든 식당이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찾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는 나 자신의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문득 따뜻한 설렁탕 한 그릇이 생각나는 날, 나는 어김없이 풍미연을 찾을 것 같다.

노원 지역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을 찾는다면,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인 풍미연을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김치와 함께 즐기는 설렁탕은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할 것이다. 다음에는 해내탕에 도전해 봐야겠다.

풍미연 외부
설렁탕, 소머리곰탕, 갈비탕 등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풍미연.
풍미연 주차장
넓은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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