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에서 맛보는 면의 황홀경, 히노야마: 잊을 수 없는 우동 맛집 탐험기

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낸 날,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고 있었다. 이런 날은 집에서 뒹굴 거릴 수 없지. 맛있는 점심을 먹기 위해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목동의 작은 맛집, ‘히노야마’가 떠올랐다. 자가제면 우동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 왠지 모르게 오늘 나의 미각을 제대로 만족시켜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히노야마 외부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히노야마’ 간판. since 1992라는 문구가 믿음직스럽다.

양천구청역에서 내려 1분 정도 걸으니, 드디어 ‘히노야마’가 눈에 들어왔다. 밖에서 보기에는 아담하고 소박한 일본식 우동집의 모습. 가게 위쪽에 걸린 나무 간판에는 정갈한 글씨체로 ‘火の山’이라고 적혀 있었다. 간판 옆에는 작은 글씨로 ‘自家製麺’(자가제면)이라는 문구가 쓰여있어, 면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건물 외벽에 걸린 둥근 우동 모양의 노란색 등이 멀리서도 눈에 띄어, 마치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듯했다.

히노야마 외부 장식
가게 앞에 걸린 노란색 등이 정겹다. 얼른 따뜻한 우동 국물을 맛보고 싶어졌다.

평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가게 안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행히 웨이팅이 길지 않아 10분 정도 기다린 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나무로 된 천장과 은은한 조명이 따뜻함을 더했고, 벽에는 일본 풍경 사진과 그림들이 걸려 있어 일본 현지에 온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히노야마 내부 모습
따뜻한 조명과 나무 소재 인테리어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다양한 종류의 우동과 돈까스, 덮밥 등이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납작우동’. 하루에 한정된 수량만 판매한다는 문구에 왠지 모르게 더욱 끌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점심시간이 꽤 지난 터라, 납작우동은 품절이었다. 하는 수 없이, 붓가케 우동 정식과 돈까스를 주문했다.

히노야마 돈까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 튀김옷의 황금빛 색감이 식욕을 자극한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주방에서 면을 직접 뽑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 자가제면 우동집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니,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드디어 붓가케 우동 정식이 나왔다. 커다란 그릇에 담긴 우동 위에 김, 레몬, 반숙 계란 등이 얹어져 있었고, 쯔유가 함께 나왔다. 곁들임으로는 유부초밥과 튀김이 나왔다. 돈까스도 곧이어 나왔는데, 두툼한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샐러드와 밥도 함께 나왔다.

히노야마 붓가케 우동
김, 레몬, 반숙 계란이 얹어진 붓가케 우동.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먼저 붓가케 우동의 면을 맛보았다.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올리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느껴졌다. 쯔유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탄력 있는 식감이 정말 최고였다. 면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밀 향도 좋았다. 쯔유는 짜지 않고 적당히 달콤 짭짤해서 면과 잘 어울렸다. 레몬을 살짝 짜서 넣으니, 상큼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반숙 계란을 톡 터뜨려 면과 함께 먹으니,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히노야마 납작우동 한상
아쉽게도 맛보지 못한 납작우동. 다음에는 꼭 오픈 시간에 맞춰 와야겠다.

돈까스도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돼지고기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함께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니,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돈까스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었다. 샐러드도 신선했고, 밥도 윤기가 흘렀다.

유부초밥은 밥알이 탱글탱글 살아있었고, 유부의 달콤함과 짭짤함이 조화로웠다. 튀김은 바삭했고, 기름기가 적어 느끼하지 않았다. 특히 새우튀김은 새우 살이 통통하게 차 있어 씹는 맛이 좋았다.

히노야마 정식 메뉴
정식 메뉴에는 유부초밥, 튀김 등 다양한 곁들임이 함께 나온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는 꼭 납작우동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입구에 놓인 매실차를 한 잔 마셨다. 시원하고 달콤한 매실차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히노야마’는 정말 면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자가제면한 쫄깃한 면발은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에는 꼭 오픈 시간에 맞춰 가서 납작우동을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다른 메뉴들도 하나씩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노야마 한상차림
푸짐한 한상차림. 우동과 돈까스 모두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히노야마’,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에 대한 장인의 열정과 정성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목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히노야마 나베 정식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좋은 나베 정식. 푸짐한 양에 놀라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쫄깃한 우동 면발의 여운이 계속해서 입안을 맴돌았다. 다음에는 누구와 함께 ‘히노야마’에 방문할까,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히노야마 메뉴
다양한 우동, 돈까스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히노야마 내부 인테리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내부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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