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뭉게구름이 하늘 가득 수를 놓고 있었다. 이런 날은 무작정 떠나야 해! 목적지는 부천 스타필드.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스타필드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 복잡한 푸드코트 대신, 숨겨진 맛집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지도 앱을 켜고 주변을 탐색하던 중, 레이더망에 포착된 한 곳. ‘빛고을 국수집’. 왠지 모르게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스타필드에서 850m 떨어진 곳이라, 슬슬 걸어가기에도 부담 없는 거리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가게 근처에 다다르자, 좁은 골목길은 주차된 차들로 가득했다. 1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이미 만차였고, 주변 가게에 주차하면 안 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결국, 갓길에 조심스럽게 주차를 하고 가게로 향했다.

가게 앞에는 이미 여러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다. 클락식하게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이었지만, 이 정도 기다림쯤이야 감수할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슬쩍 엿보니, 테이블마다 국수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정겨운 동네 밥집의 모습 그대로였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몇 분이세요?” 하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섰다.
메뉴는 멸치국수, 비빔국수, 칼국수, 만두, 그리고 여름 메뉴인 콩국수까지 단촐했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구성이었다. 가격도 6,500원에서 7,500원 선으로,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착한 가격이었다. 나는 멸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거의 빛의 속도로 음식이 나왔다. 마치 미리 준비해둔 것처럼,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가장 먼저 멸치국수 국물을 맛봤다. 멸치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없고,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면은 소면이 아닌 중면을 사용해서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고명으로 올라간 당근은 처음에는 뜬금없다고 생각했지만, 먹을수록 멸치육수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맛이었다.

멸치국수와 함께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아삭하고 시원한 김치는 멸치국수의 깔끔한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다만, 김치는 중국산이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맛은 충분히 훌륭했다.
다음은 비빔국수 차례. 젓가락으로 면을 비비는데,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비빔국수에는 특이하게도 명태회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다. 면을 한 입 맛보니, 쫄깃한 면발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명태회의 톡톡 터지는 식감이 더해져, 씹는 재미까지 있었다. 양념은 겉도는 느낌 없이 면에 착 달라붙어 깊은 맛을 냈다.

비빔국수를 먹다가 목이 막힐 때쯤, 셀프 코너에서 멸치육수를 가져다 마셨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육수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줬다. 멸치국수와 비빔국수, 육수의 조합은 정말 최고였다.

만두도 빼놓을 수 없었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만두피 안에 꽉 찬 속은, 입안 가득 풍미를 선사했다. 멸치국수, 비빔국수, 그리고 만두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조합이었다.
양이 워낙 푸짐해서, 정말 배가 불렀다. 억지로 다 먹으려고 했지만, 결국 비빔국수를 조금 남기고 말았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정말 맛있고 만족스러운 식사였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 정도 광명 맛이라면 기다릴 만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빛고을 국수집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국수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김치가 중국산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맛과 양,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다음에는 칼국수도 꼭 먹어봐야겠다. 부천 스타필드에 간다면, 복잡한 푸드코트 대신 빛고을 국수집에 들러 지역 국수 한 그릇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멸치국수와 비빔국수 맛이 자꾸만 떠올랐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이번에는 칼국수와 함께 푸짐하게 즐겨야겠다. 그때는 꼭 국산 김치로 바꿔주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