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풍기IC를 지나칠 때면 늘 마음 한구석에 아련하게 떠오르는 곳이 있었다. 바로 풍기IC 인근에 자리 잡은 한정식 전문점, ‘약선당’이다. 몇 해 전,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들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었는데, 그때 맛보았던 정갈한 음식들이 잊히지 않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예전 기억과는 사뭇 다른 첫인상이었다. 외관은 소박하지만, 주변을 둘러싼 푸르른 조경과 옹기종기 놓인 화분들이 정겹게 느껴졌다. 건물 한쪽에는 ‘한국전통음식연구소’라는 간판이 함께 걸려 있어, 이곳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2010 세계요리대회 대상, 2012 한국국제요리, 2013 대한민국 향토음식 우수상을 수상한 이력이 담긴 안내판은 약선당의 깊은 내공을 짐작하게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은은하게 풍기는 약초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평일 점심에는 1만 5천 원의 점심 특선도 있었지만, 오늘은 좀 더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싶어 약선정식(2만 6천 원)을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영주에서 나는 신토불이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설명이 적혀 있어 더욱 믿음이 갔다.
잠시 후, 호박죽이 먼저 나왔다. 샛노란 빛깔이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하는 호박죽은, 인공적인 단맛 대신 호박 본연의 은은한 달콤함이 느껴졌다. 부드러운 식감은 입안을 감싸 안으며,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위장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듯했다.

곧이어 다양한 음식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당귀나물, 취나물 등 갖가지 나물들은 고유의 향긋한 풍미를 그대로 살려 낸 듯 신선했고, 간이 세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인 인삼 튀김은 갓 튀겨져 나와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인삼 특유의 향은 은은하게 퍼져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색색깔의 채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샐러드는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드레싱은 과하지 않고 은은한 맛으로, 채소 본연의 맛을 돋보이게 했다. 백김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라,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따뜻하게 제공된 떡갈비는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육즙이 조화로웠다. 함께 곁들여 나온 구운 버섯과 양파는 떡갈비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탕평채는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가 어우러져, 입안 가득 퍼지는 다채로운 맛과 향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탕평채에 사용된 간장 소스는 짜지 않고 감칠맛이 돌아,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나온 수정과는, 은은한 계피 향과 달콤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잣이 빠진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약선당의 음식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깔끔했으며, 조미료 맛이 강하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맛있는 보약’을 먹는 듯한 기분이랄까.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들은 어르신들이나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음식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 주셨고,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특히, 코스 요리임에도 불구하고 음식 나오는 속도가 적절하여, 흐름이 끊기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음식의 온도가 따뜻하지 않았고, 연어와 육회의 신선도가 조금 떨어지는 듯했다. 또한, 화장실에 휴지가 없고 청결 상태가 다소 미흡한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 경험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다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께서도 분명 이곳의 정갈하고 건강한 음식들을 좋아하실 것 같았다. 특히 풍기 인삼 축제 기간에 방문하여 인삼과 특산물을 구입하고, 약선당에서 식사를 하면 더욱 만족스러운 여행 코스가 될 것 같다. 또한, 근처에 위치한 소수서원을 방문하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약선당은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건강과 행복을 선물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영주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소백산의 정기를 담은 건강한 밥상으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르른 풍경을 바라보며, 약선당에서의 건강한 식사가 마치 보약 한 첩을 먹은 듯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는 꼭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곳을 다시 찾아, 건강과 행복을 나누고 싶다. 풍기IC를 지날 때면, 이제 약선당에서의 따뜻한 기억이 늘 함께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