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익산 여행. 익산역에 내리자, 왠지 모르게 마음이 설렜다. 익산은 내게 특별한 추억이 깃든 곳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가는 길에 항상 거쳤던 곳이 바로 익산이었으니까. 기차역 앞 풍경은 많이 변했지만, 묘하게 익숙한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단 하나, 익산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노포 중식당 ‘신동양’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신동양은 익산역 근처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낡은 간판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가게 앞에는 보라색 천막이 드리워져 있었고, 낡은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1979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다는 신동양. 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으로 익산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대로 노포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은 다소 낡았지만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벽에는 오래된 사진과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맛있는 음식 냄새가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냈다. 겉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은 공간에 놀랐다. 미로처럼 이어진 좌석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 기본적인 중식 메뉴 외에도 하얀 고추짬뽕, 삼선물짜장 등 독특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하얀 고추짬뽕은 신동양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하얀 고추짬뽕과 삼선볶음밥, 그리고 탕수육(小)를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가격이 적혀 있었는데, 다른 곳에 비해 살짝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삼선볶음밥에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다는 말에 기대를 품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먼저 탕수육이 나왔다. 투명하고 맑은 소스가 인상적이었다. 탕수육 위에는 배추와 버섯, 야채 등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튀김은 바삭했고, 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다. 탕수육 소스는 케첩이나 간장 베이스가 아닌, 맑고 시원한 맛이어서 독특했다. 마치 유산슬 소스처럼 묽고 투명한 빛깔이 신기했다. 배추의 시원함이 더해져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이어서 삼선볶음밥이 나왔다. 밥보다 해물이 더 많다는 후기처럼, 정말 푸짐한 해산물이 볶음밥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다. 새우, 오징어, 버섯 등 다양한 해산물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볶음밥은 기름기가 살짝 많았지만, 고소한 풍미가 좋았다. 짜장 소스 없이 볶음밥만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코팅된 윤기가 입맛을 돋우었다. 계란국도 함께 제공되어, 볶음밥과 번갈아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하얀 고추짬뽕이 등장했다. 뽀얀 국물에 길쭉한 고추가 듬뿍 들어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얼핏 보면 나가사키 짬뽕과 비슷해 보이지만, 국물을 한 입 맛보는 순간, 전혀 다른 차원의 매운맛이 느껴졌다. 청양고추의 알싸함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동시에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이 느껴졌다. 면발은 얇아서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짬뽕 안에는 오징어, 양파, 버섯 등 다양한 해산물과 야채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특히 톳이 들어가 톡톡 터지는 식감을 더했다.

하얀 고추짬뽕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맛이었다. 매운맛이 혀를 자극했지만, 묘하게 자꾸 끌리는 맛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매운맛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힘들 수 있지만,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탕수육, 삼선볶음밥, 하얀 고추짬뽕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하얀 고추짬뽕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짬뽕이었다.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 알싸한 매운맛, 푸짐한 해산물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왜 신동양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주방이모는 화교 출신으로 40년 넘게 신동양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세월이 느껴지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과하지 않은 친절함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다.
신동양은 음식 맛뿐만 아니라, 가게 분위기, 서비스, 그리고 역사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져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변함없이 이 자리를 지켜온 신동양. 앞으로도 오랫동안 익산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맛집으로 남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삼선물짜장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신동양을 나와 익산역으로 돌아가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익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신동양에 방문하여 특별한 맛과 경험을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신동양은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가게 근처 골목길이나 교회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다.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손님이 많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하얀 고추짬뽕은 매운맛을 조절할 수 없으니,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은 미리 주문할 때 말하는 것이 좋다.
신동양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난 후, 익산 시내를 둘러보았다. 익산은 백제 문화의 중심지였던 곳답게,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 등 다양한 역사 유적지를 보유하고 있다. 시간이 된다면, 이러한 유적지를 방문하여 익산의 역사와 문화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특히 미륵사지 석탑은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이니,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또한 익산은 보석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익산에는 보석 박물관이 있으며, 다양한 보석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많다. 보석에 관심이 있다면, 보석 박물관을 방문하거나 보석 상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익산은 또한 고려당이라는 유명한 빵집이 있다. 1945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고려당은 익산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빵집이다. 다양한 종류의 빵과 과자를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찹쌀떡과 앙금빵이 유명하다. 신동양에서 식사를 하고 난 후, 고려당에 들러 빵을 사가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신동양에서 고려당까지는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번 익산 여행은 짧았지만, 내게 큰 행복을 안겨주었다. 신동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익산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종종 익산을 방문하여, 신동양에서 하얀 고추짬뽕을 먹고, 고려당에서 빵을 사가는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
신동양은 단순한 중식당이 아닌, 익산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익산 시민들의 삶과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신동양이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라며, 다음 익산 방문을 기약한다. 그때는 꼭 삼선물짜장에 도전해봐야지.
신동양
* 주소: 전라북도 익산시 중앙로1길 24-1
* 전화번호: 063-853-3100
* 주요 메뉴: 하얀 고추짬뽕, 삼선물짜장, 삼선볶음밥, 탕수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