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골목길 숨은 보석, 손가네 곰국수에서 맛보는 성북구의 깊은 풍미와 정갈함이 살아있는 칼국수 맛집

오랜만에 마음 맞는 친구와 혜화동 나들이에 나섰다. 연극 한 편 보고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친구가 예전부터 가보고 싶어 했던 곰국수 집이 있다는 말에 발걸음을 옮겼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은은한 불빛을 내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손가네 곰국수·설렁탕’. 간판 글씨체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왠지 모르게 맛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발렛 파킹을 해주시는 분이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겉에서 보기에는 아담한 식당인 줄 알았는데, 좁은 골목길 옆으로 난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이 10개 정도 놓여 있는 홀은,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감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새로 인테리어를 했는지, 깨끗하고 밝은 분위기가 식사를 하기도 전에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손가네 곰국수·설렁탕 간판
따스한 불빛이 정겹게 느껴지는 손가네 곰국수 간판

메뉴판을 보니, 곰국수와 설렁탕이 메인 메뉴인 듯했다. 갈비탕, 도가니탕, 불고기, 육회, 생선전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부채살 수육이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친구는 곰국수를, 나는 설렁탕을 주문했다. 그리고 수육이 다 떨어졌다는 말에 아쉬운 대로 생선전을 추가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불고기를 먹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다음에는 불고기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나무 재질의 테이블과 의자가 편안한 느낌을 주었고, 벽에는 메뉴 사진과 함께 식당의 역사를 보여주는 듯한 오래된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식당 한쪽에는 오픈형 주방이 있었는데,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는 풍경이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생선전이 먼저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생선전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 입 베어 무니,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입안 가득 퍼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정말 완벽한 생선전이었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쉬지 않고 계속 먹게 만들었다. 특히 새콤하게 익은 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혜화칼국수에서 먹었던 생선전도 맛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손가네 곰국수의 생선전이 훨씬 더 맛있었다. 밖에서 사 먹은 생선전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곰국수와 설렁탕, 밑반찬
정갈하게 차려진 곰국수와 설렁탕, 그리고 곁들임 반찬들

곧이어 곰국수와 설렁탕이 나왔다. 곰국수는 뽀얀 국물에 중면이 담겨 있고, 그 위에 양지 부위 고기 두 점과 다진 양념이 올려져 있었다. 설렁탕은 곰국수보다 국물이 맑고,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곰국수 국물을 먼저 맛보니, 진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곰탕 국물과 비슷한 맛이었지만, 좀 더 깔끔하고 깊은 맛이 느껴졌다. 면은 중면을 사용했는데, 부드럽게 끊기면서도 쉽게 불지 않아서 좋았다.

친구의 곰국수를 한 입 맛보니, 왜 이 집의 대표 메뉴인지 알 수 있었다. 뽀얀 국물은 깊고 진한 맛을 내면서도 느끼하지 않았고, 넉넉하게 들어간 중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다. 특히 곰국수 위에 올려진 양지 고기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움을 자랑했다. 곰국수에 살짝 풀어진 다진 양념은, 곰국수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내 설렁탕도 맛을 봐야지. 설렁탕 국물은 곰국수보다 조금 더 맑고 담백했다.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왜 이 집 설렁탕이 유명한지 알 수 있게 해줬다. 특히 설렁탕에 들어있는 고기는, 정말 푸짐했다. 얇게 썰린 양지 고기가 듬뿍 들어 있어서, 수육을 못 먹은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밥을 말아서 김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김치는 겉절이, 깍두기, 무생채 세 종류가 나오는데,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특히 깍두기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설렁탕과 정말 잘 어울렸다.

곰국수에 올려진 수육을 먹는 순간, 왜 수육이 일찍 떨어지는지 알 것 같았다. 입에 들어가는 순간, 정말 부드럽고 촉촉했다. 마치 첫사랑 그녀처럼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식감이, 혀끝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새콤한 김치와 함께, 또는 짭짤한 마늘 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육수는 진하고 고소하며 짜지 않았고, 면은 탱글탱글하여 씹는 맛이 있었다. 고기는 부드럽고 연했으며, 김치와 깍두기의 새콤함이 곁들여져서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곰국수의 양지 고기
곰국수 위에 살포시 얹어진 부드러운 양지 고기

식사를 하면서, 옆 테이블을 슬쩍 보니, 한 학생이 갈비탕을 먹고 있었다. 갈비뼈가 5~6개 정도 들어있는 갈비탕도, 꽤 맛있어 보였다. 다음에는 갈비탕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테이블에서는 불고기를 많이 먹고 있었는데, 지글지글 익어가는 불고기의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곰국수에 들어있는 고기 두 점은, 조금 아쉬웠다. 워낙 고기 맛이 훌륭하다 보니, 몇 점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는 꼭 수육을 시켜서, 곰국수와 함께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식당 뒷편에 있는 최순우 옛집을 잠시 들렀다. 고즈넉한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식사 후에 산책 삼아 들르기에 좋은 곳이었다.

최순우 옛집
식당 바로 뒤편에 위치한 최순우 옛집

전반적으로 손가네 곰국수는,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곰국수와 설렁탕은, 깔끔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고, 생선전은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특히 친절한 서비스와 깨끗한 식당 분위기가, 더욱 만족도를 높여주었다. 다만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라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곰국수가 9천 원으로 오른 것도, 예전 가격을 생각하면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맛과 서비스,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또 혜화동에 올 일이 있다면, 손가네 곰국수에 다시 들러서, 이번에는 꼭 수육과 불고기를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곰국수 국물에 밥을 말아서, 김치와 함께 먹는 것도 잊지 않아야겠다. 손가네 곰국수는, 성북동에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맛집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속이 편안한 음식을 찾는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친구와 함께 손가네 곰국수에서 먹었던 음식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친구도 나처럼, 곰국수와 생선전에 푹 빠진 듯했다. “다음에는 꼭 수육이랑 불고기 먹으러 다시 오자”는 친구의 말에, 나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혜화동 골목길에서 발견한 작은 보석, 손가네 곰국수. 그곳에서의 맛있는 기억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서, 손가네 곰국수에 대한 후기를 찾아봤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곰국수와 수육, 설렁탕을 극찬하고 있었다. 특히 수육은, 정말 부드럽고 맛있다는 평이 많았다. “인생 수육”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음에는 꼭 수육을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다. 그리고 손가네 곰국수가, 틈만나면3 방송에 나왔던 음식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역시 맛집은, 방송에서도 알아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가네 곰국수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니라, 정성과 추억이 담긴 공간이었다.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 친절한 서비스, 편안한 분위기, 그리고 맛있는 음식.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손가네 곰국수에서의 식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다음에 또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 밤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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