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라운딩 약속이 잡혔다. 푸른 잔디 위를 가르며 날아가는 공을 상상하니 며칠 전부터 마음이 설렜다. 골든베이cc에서의 라운딩은 언제나 즐겁다. 드넓게 펼쳐진 페어웨이와 잘 관리된 그린은 라운딩의 즐거움을 더한다. 하지만 라운딩만큼이나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라운딩 후에 즐기는 맛있는 식사였다. 이번에는 지인이 강력 추천한 여주의 숨겨진 맛집이 있다고 했다. 라운딩 전부터 그곳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다. 맑고 청명한 하늘은 완벽한 라운딩을 예감하게 했다. 골든베이cc에 도착하여 동반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가볍게 몸을 풀었다. 티오프 시간이 다가오자,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설렘이 밀려왔다. 첫 티샷은 약간의 실수로 페어웨이 옆 러프에 떨어졌지만, 다행히 OB는 아니었다. 두 번째 샷은 정확하게 그린 위에 안착했고, 버디 찬스를 잡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버디 퍼팅은 실패했지만, 파로 홀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전반 라운딩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몇 번의 실수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플레이였다. 특히, 파3 홀에서는 멋진 아이언 샷으로 홀인원에 가까운 샷을 기록하기도 했다. 동반자들의 환호와 축하 속에 기분 좋게 후반 라운딩을 시작할 수 있었다. 후반 라운딩은 전반보다 더욱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 드라이버 샷은 더욱 안정적으로 날아갔고, 아이언 샷은 더욱 정확하게 그린을 공략했다. 퍼팅 감도 살아나면서 버디 찬스도 여러 번 잡을 수 있었다.
라운딩을 마치고 클럽하우스를 나섰다. 약간의 피로감은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라운딩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지인이 추천한 여주 맛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 것이었다. 차를 몰아 식당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여주의 풍경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논밭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산들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식당 앞에 도착했다.
식당의 외관은 소박하고 정겨웠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듯한 간판과 나무로 지어진 건물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한 푸근한 느낌을 주었다. 가게 앞에는 주차할 공간이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편리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함을 더했고, 은은한 조명은 분위기를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주었다. 벽에는 다양한 그림과 사진들이 걸려 있었는데, 마치 작은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메뉴는 갈낙찜, 간장게장, 박속낙지탕 등 다양한 음식들이 있었다. 지인이 갈낙찜을 강력 추천했기에, 갈낙찜과 함께 간장게장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놓였다. 특이하게도 해조류 반찬이 나왔는데, 꼬들꼬들한 식감과 짭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갈낙찜이 나왔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갈비와 낙지, 그리고 각종 채소들이 듬뿍 담긴 갈낙찜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사장님께서 직접 갈낙찜을 먹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상추에 당귀잎을 올리고, 갈비와 낙지, 야채를 함께 싸서 갈치젓을 올려 먹으면 꿀맛이라고 하셨다.

사장님이 알려주신 방법대로 상추쌈을 만들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낙지와 부드러운 갈비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특히, 갈치젓의 짭짤한 맛이 더해지면서 감칠맛이 폭발했다. 쌉싸름한 당귀잎은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향긋한 풍미를 더했다.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갈낙찜의 양념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했는데,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계속해서 쌈을 만들어 먹었다.
갈낙찜 속에 들어있는 큼지막한 갈비는 뼈에서 살이 쉽게 분리될 정도로 부드러웠다. 갈비에 양념이 깊숙이 배어 있어 더욱 맛있었다. 낙지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신선함이 느껴졌다. 갈낙찜에는 팽이버섯, 양파, 파, 고추 등 다양한 채소들이 들어있었는데,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채소들은 갈낙찜의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맛을 냈다.

갈낙찜을 먹는 동안, 간장게장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간장게장은 겉모습부터가 남달랐다. 게딱지 안에는 주황색 알이 가득 차 있었고, 신선한 게살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다. 간장게장의 뚜껑을 열자,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게살을 살짝 떠서 맛을 보았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느껴졌다. 간장게장은 진정한 밥도둑이었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고소한 게살과 짭짤한 간장, 그리고 따뜻한 밥의 조합은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김에 싸서 먹어도 맛있었고, 갈치젓을 올려 먹어도 훌륭했다. 간장게장을 먹는 동안, 쉴 새 없이 밥을 퍼먹었다. 정말이지 밥 한 공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갈낙찜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볶음밥을 주문했다. 남은 양념에 밥과 김 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볶아주는 볶음밥은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특히, 철판 바닥에 눌어붙은 볶음밥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볶음밥 위에 김 가루와 깨소금이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고소했다. 볶음밥을 먹는 동안,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박속낙지탕도 맛보라며 조금 내어주셨다. 뽀얀 국물에 낙지와 박이 들어간 박속낙지탕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무 대신 박이 들어가 국물이 더욱 시원하다고 하셨다. 텁텁함 없이 맑고 깨끗한 국물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주었다.
사장님 부부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넘쳐 보였다. 식자재 하나하나 꼼꼼하게 고르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드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음식을 먹는 방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좋았고,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받았다.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 부부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하고 즐거웠다.
식당을 나서면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정말 여주에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이었다. 골든베이cc에서 라운딩 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피로를 풀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골든베이cc에 방문할 때마다 이 식당을 찾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왕복 6시간이 걸리더라도, 부모님께서 분명 만족하실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풍족해진 기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가득한 곳,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