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영월에 도착했을 때, 텅 빈 거리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식당들은 이미 문을 굳게 닫았고, 저녁 식사를 해결할 곳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월서부시장을 거닐던 중, 한 줄기 빛처럼 환하게 불을 밝힌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도 제대로 없는, 허름한 외관의 식당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발길이 이끌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와 함께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혹시 식사 되나요?” 조심스럽게 여쭤보니, 주인 아주머니는 환한 미소로 “그럼요! 어서 오세요!”라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모습에 감동했다. 메뉴는 단 하나, 돼지머리고기였다.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요즘 같은 시대에 8천 원에 무한리필이라니, 믿기지 않는 가격이었다. 잠시 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밑반찬으로 파김치, 무김치, 배추김치가 나왔는데,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어 보였다. 특히, 직접 담근 김치라는 설명에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돼지머리고기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기의 자태에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첫 입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신선한 재료와 주인 아주머니의 정성이 만들어낸 최고의 맛이었다. 특히, 푹 익은 파김치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이 느껴졌다.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상추가 비어갈 때쯤, “더 드릴까요?”라며 먼저 물어보시고는, 싱싱한 상추를 산처럼 쌓아주셨다. 푸짐한 인심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돼지머리고기를 폭풍 흡입했다. 평소 대패삼겹살을 10인분은 거뜬히 먹는 나지만, 이곳에서는 3인분밖에 먹지 못했다. 그만큼 양도 푸짐하고, 맛도 훌륭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구수한 된장찌개가 나왔다. 옛날 된장으로 끓인 찌개는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뜨끈한 밥에 된장찌개를 슥슥 비벼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술 한잔이 간절했지만, 다음 날 일정을 위해 아쉽게도 참았다. 옆 테이블에서는 손님들이 막걸리를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가격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렇게 푸짐하게 먹었는데, 정말 이 가격이 맞나 싶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맛있게 드셨어요?”라며 따뜻하게 물어보셨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영월에서 좋은 추억 만들고 갑니다.”라고 말씀드리니, 환하게 웃으셨다.

식당을 나서니, 밤하늘에는 별들이 쏟아질 듯 빛나고 있었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영월의 밤거리를 걸었다. 우연히 발견한 작은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만약 우리 집 근처에 이런 식당이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방문할 것 같다. 영월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반드시 이 식당에 다시 들러 돼지머리고기를 먹어야겠다.
노중훈 여행작가님의 추천으로 방문했다는 이 곳은, 벽에 붙은 메뉴판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착한 가격 업소’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더 믿음직스럽다. 돼지머리고기 외에도, 장칼국수와 칼국수도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칼국수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가게 안은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다. 테이블은 4개 정도 밖에 없지만,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곳의 돼지머리고기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온다. 비계와 살코기의 비율이 적절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특히, 뜨겁게 달궈진 불판에 구워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김치와 콩나물을 함께 구워 먹으면, 환상의 조합을 자랑한다. 쌈 채소에 고기와 김치를 듬뿍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면,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진다.

늦은 밤, 영월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맛집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인심, 맛있는 음식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영월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별 헤는 밤, 영월에서 맛있는 돼지머리고기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