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이 그리울 땐, 노원역 봄이보리밥에서 느끼는 푸근한 지역 맛집 한 상

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툇마루에 앉아 마당을 가득 채운 햇볕을 쬐며, 솥뚜껑이 들썩이는 소리를 듣곤 했다. 그 안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보리밥과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어머니는 갖가지 나물을 조물조물 무쳐내고, 텃밭에서 갓 딴 채소들로 밥상을 가득 채워주셨다. 그 따뜻한 밥상 앞에서 가족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정을 나누곤 했다. 문득, 팍팍한 도시 생활에 지쳐 그 시절의 따스함이 그리워질 때, 나는 노원역 근처에 자리 잡은 봄이보리밥을 찾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조명 아래 놓인 나무 테이블들은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잘 정돈된 시골집에 방문한 듯한 느낌이랄까.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가족 단위 손님부터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 그리고 혼자 조용히 식사를 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보리밥, 쭈꾸미볶음, 갈치구이, 간장불고기, 청국장 등 다채로운 메뉴들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잠시 고민 끝에, 나는 2인 세트를 주문했다. 5색 나물이 올라간 보리밥과 연근, 꼬막무침, 감자채전, 갈치구이, 제육볶음까지 맛볼 수 있는 알찬 구성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숭늉과 헛개차가 먼저 나왔다. 숭늉의 은은한 단맛과 헛개차의 시원함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곧이어, 테이블 위로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가득 차려졌다.

테이블 가득 차려진 한 상 차림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은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갓 지은 듯 윤기가 흐르는 보리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커다란 놋그릇에 담겨 나온 보리밥은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살살 저어보니, 톡톡 터지는 보리 알갱이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나는 준비된 5색 나물을 듬뿍 넣고, 고추장을 한 숟갈 넣어 쓱쓱 비볐다.

다채로운 색감의 5색 나물
알록달록한 색감은 식욕을 자극한다.

한 입 크게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나물 향과 톡톡 터지는 보리밥의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참기름의 고소함과 고추장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잃어버렸던 입맛을 되찾아주는 듯했다.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꿀맛이었다.

보리밥과 함께 나온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연근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꼬막무침은 매콤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감자채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얇게 채 썬 감자를 노릇하게 구워낸 감자채전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 또한 훌륭했다.

노릇하게 구워진 감자채전
겉바속촉의 정석, 감자채전.

갈치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져 나왔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내어 맛보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비린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더욱 만족스러웠다. 함께 나온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제육볶음은 매콤달콤한 양념이 돼지고기에 깊게 배어 있었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풍겨오는 매콤한 향은 식욕을 자극했다.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양념과의 조화가 훌륭했다. 쌈 채소에 제육볶음을 올려 쌈을 싸 먹으니,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과 매콤달콤한 제육볶음의 조화가 입안을 즐겁게 했다.

매콤한 제육볶음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운다.

세트 메뉴에 포함된 청국장도 빼놓을 수 없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청국장은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큼지막한 두부와 잘 익은 김치가 듬뿍 들어간 청국장은 깊고 진한 맛을 자랑했다. 특히, 쿰쿰하면서도 구수한 청국장 특유의 향은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뜨끈한 밥에 청국장을 쓱쓱 비벼 먹으니,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면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셀프 후식 코너가 눈에 띄었다. 식혜와 강냉이가 준비되어 있었다. 달콤한 식혜로 입가심을 하고, 고소한 강냉이를 오독오독 씹으니, 기분 좋은 포만감이 밀려왔다.

보리밥 비빔밥
다양한 채소를 넣고 비벼 먹는 보리밥.

봄이보리밥 노원점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어릴 적 추억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푸짐하고 정갈한 한식 밥상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고, 친절한 직원들의 미소는 더욱 기분 좋게 만들었다. 혼자 방문해도 좋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도 좋은 곳이다. 매장이 넓고 쾌적하여 가족 외식이나 단체 모임 장소로도 안성맞춤일 것 같다. 특히, 어른들을 모시고 오면 더욱 좋아하실 것 같다.

보리밥 클로즈업
톡톡 터지는 식감이 매력적인 보리밥.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나는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그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보리밥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노원역 근처에서 푸짐하고 건강한 한 끼 식사를 하고 싶다면, 봄이보리밥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오는 길, 따뜻한 햇살이 나를 감쌌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마치 어머니가 해주신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은 것처럼.

꼬막무침
매콤달콤 꼬막무침은 밥도둑.
구수한 청국장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청국장 맛 그대로.
다양한 종류의 반찬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
보리밥 비빔밥 클로즈업
채소와 함께 비벼 먹으니 더욱 맛있다.
깔끔한 매장 내부
넓고 쾌적한 공간은 편안함을 준다.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은 위생적인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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