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어머니와 함께 고향인 전곡항을 찾았다. 굽이굽이 이어진 해안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니,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작은 포구에 다다랐다. 잔잔한 파도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가 어우러진 풍경은 언제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목적지는 어머니가 예전부터 칭찬을 아끼지 않던 “제주수산물회센타”였다. 싱싱한 해산물과 푸짐한 인심 덕분에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라고 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가득했고, 저마다 웃음꽃을 피우며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벽면에는 다녀간 손님들의 흔적이 가득한 낙서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는데,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싱싱한 활어회부터 해산물 요리, 식사류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어머니는 망설임 없이 “모듬 스페셜 A”를 주문하셨다. 푸짐한 해산물 한 상차림을 맛볼 수 있는 메뉴라고 덧붙이셨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로 화려한 스끼다시 향연이 펼쳐졌다. 갓 구워져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꽁치구이,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간장게장, 톡톡 터지는 식감이 즐거운 날치알쌈, 고소한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해초무침 등,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고민될 정도로 다채로운 음식들이 가득했다.

특히, 뜨거운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콘치즈는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입안에 넣으니, 톡톡 터지는 옥수수 알갱이와 부드러운 치즈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는 맛이라며, 연신 미소를 지으셨다. 횟집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평범한 메뉴였지만, 어머니와 함께 먹으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새우튀김은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갓 튀겨낸 덕분에 뜨거운 온기가 그대로 느껴졌고, 씹을 때마다 바삭거리는 소리가 식욕을 자극했다.
스끼다시를 하나씩 맛보는 사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인 모듬회가 등장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붉은 빛깔의 참돔, 뽀얀 속살을 드러낸 광어, 쫀득한 식감이 매력적인 우럭까지,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지는 다양한 종류의 활어회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특히, 겨울 제철을 맞은 대방어는 붉은 빛깔과 흰 지방이 촘촘하게 박혀 있어, 그 풍부한 맛을 기대하게 했다.

젓가락으로 두툼하게 썰린 대방어 한 점을 집어 들어, 기름장에 살짝 찍어 입안에 넣었다.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고소하면서도 풍부한 기름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신선한 바다 향이 코끝을 스치는 듯했고, 씹을수록 느껴지는 감칠맛은 혀를 즐겁게 했다. 어머니 역시 대방어의 맛에 감탄하며, 연신 젓가락을 움직이셨다.
싱싱한 쌈 채소에 밥 한 숟가락을 올리고, 잘 숙성된 묵은지와 쫄깃한 회 한 점을 얹어 크게 한 쌈 싸서 입안 가득 넣었다. 아삭아삭한 채소의 식감과 묵은지의 새콤한 맛, 그리고 쫄깃한 회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묵은지는 회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쌈을 먹는 동안에는 어머니와 말없이 오직 맛에만 집중했다.
회를 다 먹어갈 때쯤, 얼큰한 매운탕이 테이블에 올랐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국자로 국물을 떠서 맛보니,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는 듯했다. 신선한 생선뼈와 갖은 채소를 넣고 끓여낸 덕분에, 국물 맛이 더욱 깊고 풍부하게 느껴졌다. 어머니는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도, 연신 “시원하다”를 외치셨다.

매운탕에는 큼지막한 생선 살도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 국물에 적셔 먹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매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푹 익은 무는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어머니는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시며, “역시 이 집 매운탕은 최고”라고 칭찬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이 바다 위를 은은하게 비추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어머니와 나는 나란히 서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다. 어머니는 “오늘 정말 맛있는 거 잘 먹었다”며, 환하게 웃으셨다.
“제주수산물회센타”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싱싱한 해산물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곳이었다. 특히, 어머니가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더욱 행복했다. 앞으로도 종종 어머니와 함께 “제주수산물회센타”를 찾아, 맛있는 음식도 먹고, 정겨운 이야기도 나누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전곡항 맛집 탐방은 언제나 옳지만, 어머니와 함께라 더욱 특별했던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잔잔한 파도 소리 대신 어머니의 이야기 소리가 가득 찼다. 어린 시절 전곡항에서의 추억, 가족들과 함께했던 소소한 일상, 그리고 앞으로의 바람까지, 어머니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내셨다. 나는 조용히 어머니의 말씀을 경청하며, 고향 바다의 따뜻한 지역 정취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제주수산물회센타”는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이어주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전곡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해 준 “제주수산물회센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다음 방문 시에는 꼭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