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월, 마음의 여유를 찾아 떠나는 소길리 감성 맛집 여정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몰아 애월읍 소길리로 향했다. 빽빽한 야자수와 현무암 돌담이 어우러진 풍경은, 도시의 삭막함에 찌든 나를 단숨에 무장해제시키는 듯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이름부터가 ‘여유’인 카페, ‘요유나’다. 사실 이곳은 감성 숙소인 글라애월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서, 숙소에 짐을 풀고 곧바로 찾아갈 수 있었다. 짐을 대충 던져놓고 카메라를 챙겨 나섰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몇 걸음 걷자, 멀리서부터 아담하고 정갈한 분위기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카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일본의 작은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낮은 돌담 너머로 보이는 아기자기한 정원과, 붉은색 차양이 드리워진 현관문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카페 외부 전경: 붉은색 차양이 드리워진 입구와 아기자기한 정원이 조화롭다.
카페 외부 전경: 붉은색 차양이 드리워진 입구와 아기자기한 정원이 조화롭다.

카페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6개 정도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는데, 각각의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답답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나만의 공간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벽 한쪽에는 책장이 놓여 있었는데,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었다. 잠시 책 제목들을 훑어보니, 여행 에세이부터 소설, 시집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푸른 잔디밭 위에는 파라솔이 드리워진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알록달록한 꽃들이 피어 있는 화단은 정원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정원 한켠에는 작은 벤치도 놓여 있었는데, 그곳에 앉아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커피 종류도 다양했지만, 수제 쿠키와 푸딩, 크로플 등 디저트 메뉴들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계절 메뉴인 토피넛 크림 라떼가 궁금했다. 아이스로 마실까, 핫으로 마실까 잠시 고민하다가, 사장님의 추천대로 핫 토피넛 크림 라떼를 주문했다. 그리고 마카다미아 초코 쿠키도 함께 주문했다.

토피넛 크림 라떼와 마카다미아 초코 쿠키
토피넛 크림 라떼와 마카다미아 초코 쿠키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까지, 카페 내부를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카페 곳곳에 놓여 있는 식물들이었다. 작은 화분부터 커다란 화분까지,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카페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마치 작은 식물원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드디어 주문한 토피넛 크림 라떼와 마카다미아 초코 쿠키가 나왔다. 라떼 위에는 부드러운 크림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쿠키는 먹음직스러운 갈색 빛깔을 띠고 있었다. 따뜻한 라떼를 한 모금 마시니, 달콤한 토피넛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크림 덕분에 뜨겁지 않아서, 천천히 음미하며 마실 수 있었다. 쿠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는데, 마카다미아의 고소함과 초콜릿의 달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이곳의 베이킹은 모두 직접 만든다고 하니, 그 정성이 맛으로 느껴지는 듯했다.

카페 내부에서 정원을 바라본 모습: 창밖으로 푸른 잔디밭과 테이블, 의자들이 보인다.
카페 내부에서 정원을 바라본 모습: 창밖으로 푸른 잔디밭과 테이블, 의자들이 보인다.

창밖을 바라보며 라떼를 마시는 동안, 문득 카페 이름의 의미가 떠올랐다. ‘요유나’는 일본어로 ‘여유’라는 뜻이라고 한다. 정말이지, 이곳에 머무는 동안 나는 온전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멈춰 서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

카페에는 나처럼 혼자 온 손님들도 많았지만,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온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웃기도 하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카페의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그들의 대화 소리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행복한 모습이 나에게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듯했다.

나는 라떼를 다 마시고, 이번에는 푸딩을 주문해 보기로 했다. 이곳의 푸딩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수제 푸딩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평이 많았다. 나는 카라멜 푸딩을 주문했다. 잠시 후, 앙증맞은 유리컵에 담긴 카라멜 푸딩이 나왔다. 윗부분에는 카라멜 시럽이 듬뿍 뿌려져 있었고, 옆에는 생크림이 살짝 얹혀 있었다.

크로플
크로플

스푼으로 푸딩을 떠서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카라멜 시럽의 쌉쌀한 맛이 달콤함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듯했다. 정말이지, 왜 이곳의 푸딩이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순식간에 푸딩 한 컵을 비우고,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나는 사장님과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사장님은 인상이 조금 무서워 보였지만, 실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니 친절하고 유쾌한 분이셨다. 사장님은 이 카페를 2020년 초에 열었다고 한다. 원래는 일본에서 식당을 운영했었는데,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에 반해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카페 이름인 ‘요유나’는, 자신의 이름과 ‘여유’라는 단어를 합쳐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사장님은 커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이곳에서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서 커피를 내린다고 한다.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더 주문했다. 사장님은 나의 취향을 물어보시고는, 나에게 맞는 원두를 추천해주셨다. 잠시 후, 사장님이 직접 내려주신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나왔다. 한 모금 마시니,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에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확실히, 다른 곳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강아지 한 마리가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검은색 털을 가진 작은 강아지였는데, 사람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내 주변을 맴돌며 애교를 부렸다. 알고 보니, 이 강아지는 카페에서 키우는 강아지 ‘테리’라고 한다. 테리는 사람을 정말 좋아해서, 손님들 곁에 다가가 애교를 부리곤 한다고 한다. 나는 테리를 쓰다듬어주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테리의 부드러운 털을 만지니, 마음이 더욱 평온해지는 듯했다.

강아지 테리
강아지 테리

카페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밖으로 나왔다. 카페 문을 열고 나서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과 푸른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나는 잠시 멈춰 서서, 그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았다.

요유나 카페는, 단순한 카페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었다. 그곳은 나에게 여유와 힐링을 선물해준 공간이었고,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통해 행복을 느끼게 해준 곳이었다. 다음에 제주에 오게 된다면, 나는 꼭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좀 더 긴 시간을 보내면서, 책도 읽고, 정원에서 산책도 하고, 테리와 함께 뛰어놀고 싶다.

애월읍 소길리에는 요유나 카페 외에도, 다양한 매력을 지닌 카페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요유나 카페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곳은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고, 친절한 사장님과 귀여운 강아지 테리가 반겨주는 곳이었다. 만약 당신이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요유나 카페를 추천하고 싶다. 그곳에서, 당신은 진정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벅차올랐다. 요유나 카페에서 받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를 더욱 힘차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나는 다시 렌터카에 올라,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하지만, 나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요유나 카페의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온기를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다. 제주 애월에서의 잊지 못할 하루, 그 중심에는 언제나 ‘요유나’라는 이름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카페 정원
카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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