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양갈비 생각에 무작정 공릉으로 향했다. 왁자지껄한 번화가에서 조금 벗어난 골목길, 낡은 건물들 사이에 숨어있는 ‘징기스칸’이라는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건물이라더니, 정말이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었다. 하지만 묘하게 풍기는 맛집의 아우라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아늑하고 세련된 공간이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이 테이블을 비추고, 벽돌로 마감된 벽면에는 앤티크한 소품들이 걸려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테이블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다행히 미리 전화를 걸어 예약해둔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나중에 보니, 예약 없이 방문한 손님들은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역시, 맛집은 예약이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양갈비와 양등심이 메인 메뉴였고, 사이드 메뉴로 가지튀김과 양볶음밥, 얼큰국수 등이 있었다. 양갈비와 양등심을 하나씩 주문하고, 사이드 메뉴로는 주변에서 극찬하던 가지튀김을 추가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테이블 위에는 숯불 위에 올려질 석쇠가 놓였다. 숯불의 은은한 열기가 왠지 모르게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듯했다. 기본 반찬으로는 샐러드, 땅콩, 할라피뇨, 양배추 피클 등이 나왔다. 특히 독특하게 느껴졌던 것은 쯔란, 소금, 와사비 세 가지 소스를 담아 먹을 수 있도록 개인 접시가 제공된다는 점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양갈비와 양등심이 등장했다. 붉은빛을 띠는 신선한 양갈비와 양등심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직원분이 직접 숯불 위에 고기를 올려주셨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숯불 위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양갈비의 모습은 정말이지 황홀했다.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양갈비를 구워주셨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완벽한 굽기였다. 다 익은 양갈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접시에 놓아주셨다. 첫 점은 소금만 살짝 찍어 먹어보았다. 입안에 넣는 순간, 육즙이 팡팡 터져 나왔다. 양고기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정말이지 환상적인 맛이었다.
이번에는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어보았다. 알싸한 와사비의 맛이 양갈비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쯔란에 찍어 먹으니 이국적인 풍미가 더해져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양등심 역시 훌륭했다. 양갈비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양갈비를 먹는 동안, 직원분께서 숙주볶음을 가져다주셨다. 아삭아삭한 숙주와 짭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숙주볶음은 양등심을 시키면 제공되는 서비스라고 하니, 다른 메뉴를 시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지튀김이 나왔다. 큼지막한 가지 사이에 고기를 넣고 튀겨낸 가지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달콤한 소스가 곁들여져 있어 더욱 맛있었다. 특히 가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옷,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촉촉한 가지와 육즙 가득한 고기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왜 다들 가지튀김을 극찬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양갈비와 가지튀김을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양볶음밥을 추가로 주문했다. 양볶음밥은 고슬고슬한 밥알과 양고기가 잘 어우러져 있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함께 제공되는 김치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최고급 양갈비를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비싸다는 평도 있지만, 맛과 분위기, 서비스를 고려하면 충분히 제값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호텔 뷔페에서 1인당 10만원 넘게 주고 먹는 것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가게 내부는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어두운 조명은 은은하게 분위기를 더했고, 덕분에 오롯이 음식 맛에 집중할 수 있었다. 다만, 조명이 조금만 더 밝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래된 건물이라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징기스칸’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내는 것 같기도 하다.
‘징기스칸’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는 물론, 가족 외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세심하게 배려해주셔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징기스칸’에서 맛있는 양갈비를 먹으면서 양고기에 대한 나의 편견은 완전히 사라졌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양고기를 꺼려 했던 나에게 ‘징기스칸’은 양고기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곳이다. 이제는 양갈비가 땡길 때면 ‘징기스칸’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오늘 저녁은 정말이지 완벽했다. 공릉 “징기스칸”, 이곳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내 인생 최고의 양갈비집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공릉에서 특별한 맛집을 찾는다면, ‘징기스칸’을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