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복스 사장님의 손맛, 초읍에서 만나는 추억과 낭만 맛집

어린이대공원의 푸른 숲 내음을 뒤로하고, 저녁 식사를 위해 초읍의 숨겨진 맛집, ‘초함’으로 향했다. 늘 북적이는 이 동네에서, 초함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특별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다.

주차는 인근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 정도는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한 작은 투자라고 생각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늑하고 정겨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짚으로 엮은 듯한 벽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마치 시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선사했다.

초함 내부 인테리어
짚으로 엮은 벽이 인상적인 초함 내부 인테리어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모든 자리가 개별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요즘처럼 프라이빗한 공간을 선호하는 시대에 딱 맞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룸으로 안내받는 동안, 복도에 놓인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서 세월의 흔적과 정성이 느껴졌다. 마치 미로처럼 이어진 복도를 따라 걷는 동안,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 갔던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졌다.

방에 들어서니, 아늑한 분위기가 더욱 깊게 느껴졌다. 좌식 테이블과 따뜻한 조명이 편안함을 더했고, 벽에는 짚으로 만든 장식품들이 걸려 있어 전통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룸은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은 아니었지만, 다른 손님들과 분리되어 오붓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양한 한식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닭도리탕, 해물갈비찜, 파전 등 맛있어 보이는 메뉴들이 가득했다. 고민 끝에, 초함의 대표 메뉴라는 닭도리탕과 비 오는 날씨에 잘 어울리는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콩나물무침, 김치, 해초무침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갓 구워져 나온 듯 따뜻한 두부김치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초함 밑반찬 - 콩나물 무침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콩나물 무침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도리탕이 나왔다. 큼지막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 닭도리탕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닭고기와 감자, 양파, 파 등 다양한 재료들이 듬뿍 들어 있었고,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진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초함 닭도리탕
매콤한 양념이 일품인 닭도리탕

닭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했고, 양념이 잘 배어 있어 정말 맛있었다. 특히 푹 익은 감자는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닭도리탕과 함께 나온 해물파전 역시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파전에는 오징어, 새우 등 해산물이 듬뿍 들어 있었다. 특히 파 특유의 향긋한 풍미가 살아있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짭쪼름하면서도 고소한 파전은 막걸리를 절로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초함 해물파전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해물파전

닭도리탕과 해물파전을 번갈아 가며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과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매콤한 닭도리탕 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니, 밥 한 공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식사를 하는 동안, 룸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정겹게 느껴졌다. 다른 룸에서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오랜만에 만난 듯한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왁자지껄하게 들려왔다. 묘하게 뚫린 천장과 벽 틈새 덕분인지, 룸에 갇힌 느낌 없이 활기찬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초함 룸 내부 천장
천장 틈새로 보이는 은은한 조명

초함은 메뉴도 다양해서 여럿이 함께 방문하기에 좋은 곳이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해물찜을 먹었는데, 이번에는 비가 와서 따끈한 해물탕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일행들과 함께 산행 후 하산주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는데, 소고기갈비찜과 수육을 안주 삼아 소맥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리뷰처럼, 직원분들의 응대가 다소 아쉬울 때가 있다는 점이다. 벨을 눌러도 바로 오지 않거나, 주문이 잘못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친절하게 응대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음식 맛이 훌륭했기에 이러한 단점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 옆에는 수정과가 준비되어 있어, 식사 후 입가심으로 마시기에 좋았다. 수정과의 달콤하고 시원한 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초함 사장님이 과거 베이비복스 멤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쩐지, 가게 곳곳에서 느껴지는 세련된 감각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음에는 사장님께 직접 사인을 부탁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가게를 나섰다.

초함에서의 식사는 맛있는 음식을 넘어, 따뜻한 추억과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잠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 초읍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초함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초함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여운이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았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맛있는 음식을 함께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함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초함 밑반찬 - 동치미
시원한 동치미 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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