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어드메’라는 이름을 알게 된 건, 부산대병원 근처에 사는 친구의 추천 덕분이었다. 그 친구는 늘 맛집에 일가견이 있었고, 그의 입맛을 믿었기에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었다.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그곳을 다시 찾았다. 변함없는 맛과 정갈함, 그리고 푸근한 인심까지 그대로 간직한 ‘어드메’는 여전히 내 마음속 맛집 지도에서 빛나고 있었다.
부산대학교 병원 뒷편, 굽이진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어드메.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잠시나마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낡은 듯 정겨운 나무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담쟁이 덩굴이 드리워진 외관은 마치 비밀 정원으로 들어서는 듯한 설렘을 안겨준다. 나무로 지어진 건물 외벽은 따스한 느낌을 주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메뉴를 적어놓은 입간판이 놓여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나무 향과 함께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내부는 칸칸이 나뉜 룸 형태로 되어 있어, 오붓하게 식사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테이블은 입식으로 바뀌어 있어, 예전 좌식 테이블의 불편함은 이제 찾아볼 수 없었다.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 아래, 정갈하게 놓인 식기들이 곧 다가올 만찬을 기대하게 했다. 한쪽 벽면에는 방문객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 있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가족 단위 손님부터, 친구들과 함께 온 손님, 그리고 혼자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손님까지 다양한 모습이었다. 2년 전에 비해 가격이 조금 오른 듯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라고 하니, 방문 전 미리 전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리에 앉자, 친절한 직원분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는 단호박약밥오리찜을 메인으로, 돌솥비빔밥, 오리훈제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단호박죽도 판매했던 것 같은데,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는 말에 아쉬움을 삼키며 다음을 기약했다. 잠시 고민 끝에, 나는 이곳의 대표 메뉴인 단호박약밥오리찜과 돌솥비빔밥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깔끔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놋그릇에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담백하게 무쳐낸 나물은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고, 아삭한 식감의 깍두기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깻잎 장아찌는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풍미가 일품이었고, 김에 싸먹는 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 되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호박약밥오리찜이 등장했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커다란 단호박 안에 찹쌀과 견과류, 그리고 오리고기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겉은 노릇하게 구워지고 속은 촉촉하게 쪄진 단호박은 달콤한 향기를 뿜어냈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오리고기는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밥 위에는 검은깨와 견과류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어,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단호박을 갈라 속을 드러내자, 찹쌀과 견과류, 오리고기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색감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과 고소함, 그리고 훈제 향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단호박의 부드러움과 찹쌀의 쫀득함, 견과류의 바삭함이 더해져 다채로운 식감을 선사했고, 오리고기의 담백함은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특히, 밥 밑에 숨겨진 오리 껍데기는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깻잎에 오리고기, 생마늘, 약밥을 올려 함께 먹으니, 최고의 조합이 따로 없었다. 깻잎의 향긋함이 오리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생마늘의 알싸함이 풍미를 더해주었다. 김에 싸서 먹어도 맛있었고, 그냥 밥만 먹어도 충분히 훌륭했다. 다만, 밥 양이 조금 많은 듯하여 남기게 되는 것이 아쉬웠다.

이어서 돌솥비빔밥이 나왔다. 뜨겁게 달궈진 돌솥에 갖가지 신선한 채소와 고기가 보기 좋게 담겨 있었다. 고추장을 넣고 슥슥 비벼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매콤함과 고소함이 일품이었다. 밥알이 돌솥에 눌어붙어 만들어진 누룽지는 바삭하면서도 구수한 풍미가 최고였다. 특히, 함께 제공되는 된장찌개는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예전에는 국 맛이 별로라고 느꼈었는데, 오늘은 왠지 모르게 맛있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러왔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나는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인 단호박 식혜를 주문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단호박 식혜는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단호박 향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주었고, 소화를 돕는 효과도 있는 듯했다. 사장님께서는 가끔 호박식혜를 서비스로 주시기도 한다고 하니, 운이 좋다면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어드메는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아닌, 정과 추억을 나누는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는 물론,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힐링을 할 수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따뜻한 미소에, 나는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을 다짐했다. 다음에는 꼭 동동주와 파전을 함께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돌아오는 길, 나는 어드메에서의 추억을 곱씹으며 미소 지었다. 변함없는 맛과 정갈함, 그리고 푸근한 인심은 나에게 큰 위로와 행복을 안겨주었다. 어드메는 단순한 식당을 넘어, 내 삶의 작은 쉼터 같은 존재가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종종 어드메를 찾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어드메 방문 팁:
* 주말에는 예약 필수!
* 단호박약밥오리찜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
* 식사 후 단호박 식혜로 입가심하는 것을 추천!
* 돌솥비빔밥은 점심시간에 특히 인기 메뉴!
* 사장님께 넉살 좋게 인사하면 호박식혜 서비스 득템?!
*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
*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는 장소!
* 근처에 예쁜 카페도 많으니, 식사 후 데이트 코스로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