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육회비빔밥을 찾아 정읍으로 향했다. 빗방울이 촉촉하게 내린 도로를 따라 달리니, 마치 맛있는 음식을 향한 설렘을 더욱 증폭시키는 듯했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한적한 길을 따라 들어간 곳은,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정읍회관 정육점’이라는 간판을 내건 식당이었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리니, 빗소리와 함께 은은하게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홀에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고, 좌식 테이블에서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나는 홀 중앙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한우불백, 불낙전골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오늘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육회비빔밥이었다.

“육회비빔밥 하나 주세요!”
주문을 마치자마자, 순식간에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깍두기, 매콤하게 버무려진 김치, 향긋한 나물 무침 등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은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큼지막하게 썰어낸 깍두기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육회비빔밥이 등장했다. 커다란 그릇에 담긴 육회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갓 지은 따뜻한 밥 위에 신선한 육회, 콩나물, 김 가루, 갖가지 채소들이 알록달록 조화롭게 올려져 있었고, 중앙에는 매콤달콤한 양념장이 넉넉하게 담겨 있었다.

젓가락으로 밥과 재료들을 골고루 비벼 한 입 크게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신선한 육회의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 아삭한 채소들의 싱그러움, 그리고 매콤달콤한 양념장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선사했다. 특히, 육회의 신선함이 남달랐다.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부드러움과 풍부한 육즙은, 왜 이곳이 정읍에서 손꼽히는 육회비빔밥 맛집인지 단번에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나는 정신없이 육회비빔밥을 먹기 시작했다. 숟가락을 놓을 틈도 없이,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워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일어서니, 홀 서빙을 담당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나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육회가 정말 신선하네요.”라고 답했다. 아주머니께서는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저희는 정육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항상 신선한 고기를 사용할 수 있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정읍회관 정육점은 한우와 오리 등의 육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라고 한다. 신선한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인 듯하다. 실제로 메뉴판을 살펴보니, 한우불백, 모듬 한우 등 다양한 메뉴들이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여 푸짐하게 고기를 구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을 나서며, 나는 정읍회관 정육점의 따뜻한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비록 오래된 시설물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정읍 맛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빗줄기는 더욱 굵어져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늘 맛본 육회비빔밥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 다음에 정읍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주저 없이 정읍회관 정육점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땐 꼭 육사시미와 김치찌개도 맛봐야지.

정읍에서의 특별한 저녁 식사, 정읍회관 정육점에서 맛본 육회비빔밥은 오랫동안 나의 미각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