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는 냉동 삼겹살, 일명 ‘냉삼’이 문득 너무나 간절해지는 날이 있었다. 얇게 썰린 냉동 삼겹살을 호일에 구워 먹던 그 시절의 향수를 찾아, 성남 은행동의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철뚝집”으로 향했다. 지역명을 품은 이곳은 1969년부터 시작된 냉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하니,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가게 앞에 다다르자, 붉은 벽돌 외관에 정감 넘치는 “삼겹살엔 철뚝집”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커다란 글씨로 쓰인 ‘1969’라는 숫자는 이곳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마침 방문했을 때 은행동 상가번영회 20주년 기념으로 소주를 단돈 1,000원에 판매하는 행사 중이었다. 뜻밖의 행운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활기찬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마다 은박지가 깔린 불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삼겹살 굽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에서 이곳이 얼마나 사랑받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냉동 삼겹살과 생삼겹살, 대패 삼겹살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망설임 없이 냉동 삼겹살 2인분과 생삼겹살 1인분, 그리고 볶음밥을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푸짐한 밑반찬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파채, 콩나물무침, 김치, 쌈 채소 등 다채로운 구성이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 특히, 이곳만의 비법 양념으로 버무린 듯한 파채는 그 맛이 일품이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삼겹살과의 환상적인 궁합을 예감하게 했다. 시원한 냉국도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평범하게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냉동 삼겹살이 등장했다. 얇게 썰린 삼겹살 위에는 큼지막한 새송이버섯 몇 조각이 함께 나왔다. 냉삼은 역시 호일에 구워야 제맛! 불판 위에 호일을 깔고, 냉삼과 버섯, 그리고 마늘을 올려 구워지기를 기다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후추통이 따로 없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이미 고기 위에 살짝 뿌려져 나온 후추 덕분에 풍미는 충분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냉삼 한 점을 집어 들고, 파채와 함께 쌈을 싸서 입안으로 직행했다. 얇은 냉삼 특유의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과 파채의 새콤달콤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이 맛이야!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맛이었다. 쌈 채소에 쌈무, 구운 김치까지 더해 푸짐하게 싸 먹으니, 쉴 새 없이 입으로 향하는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냉삼을 어느 정도 먹고, 생삼겹살도 맛보기로 했다. 냉삼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철뚝집의 주력 메뉴인 냉삼이 더 맛있게 느껴졌다. 역시 냉삼 전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맛이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볶음밥을 주문했다. 철뚝집에 가면 볶음밥은 꼭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었기 때문이다. 직원분이 남은 고기와 김치, 콩나물 등을 잘게 잘라 불판 위에 볶아주셨다. 순식간에 완성된 볶음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 입 맛보니, 왜 볶음밥을 꼭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불판에 눌어붙은 볶음밥은 바삭바삭한 식감까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으니, 정말 배가 불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된장찌개와 계란찜이 기본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미 배가 너무 불러 맛보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철뚝집은 냉동 삼겹살이 생각날 때 주저 없이 다시 찾을 것 같은 맛집이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냉삼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성남 지역명에서 냉삼을 맛보고 싶다면, 철뚝집을 강력 추천한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냉면은 평범했고, 후추통이 따로 비치되어 있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맛있는 냉삼과 친절한 서비스로 충분히 커버되었다.
철뚝집에서 맛있는 냉삼을 먹으며, 어릴 적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소중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준 철뚝집. 앞으로도 종종 방문하여 맛있는 냉삼과 함께 추억을 되새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총점: 5/5
* 맛: 5/5 (냉삼은 최고, 볶음밥도 꼭 먹어봐야 함)
* 가격: 5/5 (가성비 최고)
* 분위기: 4/5 (정감 넘치는 분위기)
* 서비스: 5/5 (친절하고 센스 있는 직원들)
철뚝집은 단순한 삼겹살집이 아닌, 추억과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성남 은행동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