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 싱싱한 자연산 회, 그리고 잊을 수 없는 포항 물회 한 그릇: 시민횟집에서 맛보는 특별한 지역 맛집

푸른 동해 바다가 손짓하는 듯한 포항. 그곳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아닌, 싱싱한 해산물의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파도 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특별한 경험을 기대하며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시민횟집, 그곳에서 포항의 참맛을 느껴보기로 한 것이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차를 몰아 해안 도로를 따라 달렸다.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니, 짭짤한 바다 내음이 순식간에 차 안을 가득 채웠다. 드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와 하늘을 캔버스 삼아 뭉게구름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놓고 감탄하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시민횟집이 눈앞에 나타났다. 회색빛 건물에 ‘시민횟집’이라는 간판이 정겹게 빛나고 있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고, 맛있는 음식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탁 트인 바다 전망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원하게 부서지는 파도와 수평선을 바라보며, 나는 자연스레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나는 모듬 자연산회자연산 물회를 주문했다. 이곳 시민횟집은 사장님 부부가 직접 잡은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만을 사용한다는 이야기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3일 이내에 잡은 해산물만 사용한다는 고집은, 신선함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눈 앞에 펼쳐진 다채로운 색감의 향연. 윤기가 흐르는 삶은 콩, 짭짤한 맛이 일품인 해초 무침, 달콤한 맛탕, 신선한 야채 샐러드, 꼬득꼬득한 식감이 매력적인 멍게, 짭조름한 간장게장, 바삭하게 튀겨진 가자미 튀김, 톡 쏘는 맛이 매력적인 문어 숙회, 쫀득한 식감의 전복 등 하나하나 맛깔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특히 따뜻하게 구워져 나온 고구마는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며,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 자연산회가 등장했다. 커다란 접시 위에 탐스럽게 담긴 회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 가자미회와 붉은 빛깔의 뽈락회는, 섬세한 칼집 덕분에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은, 마치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듯 싱싱했다.

젓가락을 들어 조심스럽게 가자미회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얇게 포를 뜬 회는,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 부드러웠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신선한 바다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뽈락회 역시 쫄깃하면서도 탄력 있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함께 제공된 쌈 채소에 회를 올리고, 쌈장을 살짝 얹어 크게 한 입 먹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신선한 회와 향긋한 채소, 그리고 짭짤한 쌈장의 조화는, 입안에서 황홀한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듯했다. 곁들여 나온 깻잎에 싸 먹으니, 깻잎 특유의 향긋함이 회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회를 음미하며 감탄하고 있을 때,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인 자연산 물회가 모습을 드러냈다. 커다란 그릇에 담긴 물회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얇게 채 썬 오이와 배, 김 가루, 그리고 듬뿍 올려진 신선한 회가 조화로운 색감을 뽐내고 있었다.

이곳 시민횟집에서는 특이하게 살얼음 육수를 부어 먹는 방식이 아닌, 특제 고추장을 넣고 비벼 먹는 포항 전통 물회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사장님은 물을 넣지 않고 비벼 먹는 것이 포항 물회의 원조라고 설명해주셨다.

사장님의 조언에 따라, 나는 망설임 없이 특제 고추장을 듬뿍 넣고 젓가락으로 힘차게 비볐다. 새빨간 고추장이 신선한 재료들과 어우러지면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잘 비벼진 물회를 한 젓가락 크게 집어 입에 넣으니,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쫄깃한 회와 아삭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일품이었고, 매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이 입안을 감싸는 듯했다. 특히, 시민횟집의 물회는 조미료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깔끔한 맛이 특징이었다. 인위적인 단맛이 아닌, 재료 본연의 신선함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단맛이 더욱 깊은 풍미를 선사했다. 혀끝을 감도는 매콤함은, 텁텁함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어느 정도 물회를 먹다가, 함께 나온 밥을 말아 먹으니 또 다른 맛의 세계가 펼쳐졌다. 찰기가 살아있는 밥알이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뽐냈다. 뜨거운 밥이 차가운 물회와 만나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온도 차 또한 즐거움을 더했다.

포항 시민횟집 물회
매콤달콤한 양념과 신선한 회의 조화가 일품인 시민횟집 물회

물회를 맛있게 먹고 있을 때, 사장님께서 직접 담근 복분자주를 한 잔 권해주셨다. 붉은 빛깔이 매혹적인 복분자주는,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일품이었다. 물회와 함께 마시니, 입안이 더욱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시민횟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매운탕이 나왔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쑥갓과 팽이버섯, 그리고 큼지막한 생선 살이 듬뿍 들어간 매운탕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아구탕으로 끓여낸 매운탕은,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부드러운 아구 살을 발라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듯했다. 매운탕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시원한 매운탕 국물은,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해장을 하는 듯한 개운함을 선사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말을 건네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나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포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방문해달라고 말씀하셨다.

시민횟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다. 싱싱한 자연산 회와 매콤달콤한 물회, 그리고 시원한 매운탕은, 포항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친절하고 푸근한 사장님 부부의 따뜻한 정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포항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시민횟집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싱싱한 해산물 요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시민횟집은, 내 마음속에 포항 맛집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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