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길, 목적지는 순창의 강천사였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마침 배도 출출하던 차에, 강천사 근처에 오리 요리 전문점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팔덕면, 이름마저 정겨운 이 동네에 숨어있는 맛집이라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망설임 없이 핸들을 돌렸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길가에 차를 겨우 주차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평일인데도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에,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스캔했다. 오리 로스, 오리 주물럭, 버섯전골 등 다양한 오리 요리가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오리 주물럭을 주문했다. 메뉴판 옆에는 ‘3인 이상은 반마리 주문 불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아마도 푸짐한 양 때문에 그런 듯했다. 벽에 걸린 메뉴 가격표를 보니, 오리 한 마리가 6만원, 반마리는 3만 5천원이었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꽤나 합리적인 가격이다.
주문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쏟아져 나왔다. 겉절이 김치, 깻잎 장아찌, 콩나물무침, 묵은지 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겉절이 김치는 신선하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사진에서 보았던 바로 그 비주얼이었다. 젓가락이 쉴 새 없이 밑반찬으로 향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리 주물럭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오리고기가 접시 가득 담겨 나왔는데, 그 양에 입이 떡 벌어졌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처럼, 정말 푸짐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고기 위에는 팽이버섯과 깻잎이 듬뿍 올려져 있어, 시각적인 만족감도 높였다.
불판 위에 오리 주물럭을 올리니,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가 식욕을 자극했다. 양념이 타지 않도록 열심히 뒤집어주며, 고기가 익기만을 기다렸다.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찌르니, 침이 절로 고였다.

잘 익은 오리 주물럭 한 점을 깻잎에 싸서 입안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오리고기와 매콤달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신선한 깻잎의 향긋함이 더해져, 맛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오리 주물럭을 폭풍 흡입했다.
오리 주물럭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볶음밥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남은 양념에 밥과 김치, 김 가루 등을 넣고 쓱쓱 비벼 볶아주니, 맛있는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불판에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최고였다.

볶음밥을 다 먹어갈 때쯤, 뜨끈한 오리탕이 나왔다. 공깃밥을 시키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오리탕이라고 했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가 있어,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볶음밥으로 살짝 느끼해진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었다.
정말 배부르고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직원분들의 친절함은 조금 부족했다는 것이다. 손님이 많아서인지, 주문을 하거나 반찬을 추가할 때 조금 불편함을 느꼈다. 하지만, 맛 하나만 놓고 보면, 충분히 용서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서려는데,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 오리 요리 외에도 버섯전골, 닭백숙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을 나와 강천사로 향하는 길, 배부른 포만감과 함께 행복감이 밀려왔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확실한 행복은 없는 것 같다. 순창 팔덕면의 숨은 맛집에서, 나는 가성비 최고의 행복을 만끽했다. 강천사에 가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이것이 바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아, 그리고 혹시 이 식당에 방문하실 분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 주말에는 손님이 많으니,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3인 이상은 반마리 주문이 불가능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참고)
* 에어컨에서 물이 떨어지는 자리가 있을 수 있으니, 자리를 잘 선택해야 한다.
*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맛은 정말 훌륭하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 집의 오리 요리는 충분히 맛볼 가치가 있다. 순창 지역 맛집 탐방은 언제나 즐겁지만, 이번 팔덕면 맛집 방문은 특히 기억에 남을 듯하다. 다음에 또 순창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