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카메라를 챙겨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분당에서 멀지 않은 용인 고기리.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잠시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싶다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눈여겨 봐둔 한정식집으로 향했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아늑한 공간이 나타났다. ‘산사랑’이라는 이름처럼, 주변은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꽤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들의 안내를 받아 어렵지 않게 주차를 마쳤다. 식당 입구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재배한 듯한 싱싱한 야채들을 판매하고 계셨다. 정겨운 풍경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창밖으로는 초록빛 나무들이 펼쳐져 있어, 마치 숲 속에서 식사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이 나왔다. 메뉴는 단 하나, ‘산채정식’이었다. 1인당 19,000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푸짐한 상차림을 기대하며 주문을 마쳤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산채정식이 차려졌다. 쟁반 가득, 12가지도 훌쩍 넘어 보이는 다채로운 반찬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마치 임금님 수라상이라도 받은 듯한 푸짐함에 입이 떡 벌어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역시 나물 반찬들이었다.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인 취나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비름나물,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도라지나물 등,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듯한 다양한 나물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젓가락을 들어 조심스럽게 나물들을 맛봤다. 짜지 않고 은은한 간이 딱 좋았다.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가 차려주시던 밥상처럼, 푸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나물 외에도 다채로운 반찬들이 입맛을 돋우었다. 와 에서 보듯, 분주하게 움직이는 손길 끝에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웠다. 특히 임연수어 조림은 부드러운 생선 살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양념이 입맛을 확 돋우었다.
달콤 짭짤한 양념에 버무려진 돼지고기 불고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처럼 신선한 쌈 채소에 싸서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정말 좋았다.

돌솥밥 역시 훌륭했다. 갓 지은 따끈한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뚜껑을 여는 순간 구수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밥을 그릇에 덜어 놓고, 돌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따뜻하고 구수한 누룽지는 입안을 개운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처럼 숭늉처럼 불려진 누룽지는 소화도 잘 되는 것 같았다.
반찬 중에는 특히 감 장아찌와 토마토 김치가 인상적이었다. 흔히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메뉴였는데, 의외로 입맛에 잘 맞았다.
에서 보이는 셀프 코너에서는 쌈 채소와 보리밥, 쌈장 등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쌈 채소의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미역국도 준비되어 있어, 뜨끈하게 속을 데울 수 있었다.
정식을 주문하면 두부찌개도 함께 제공된다. 를 보면 알겠지만, 큼지막한 두부가 듬뿍 들어간 두부찌개는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 주변을 둘러봤다. 식당 앞에는 넓은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장독대 옆 작은 웅덩이에는 올챙이들이 꼬물꼬물 헤엄치고 있었다. 잠시 벤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쐬니,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듯했다.

‘산사랑’은 맛과 분위기, 서비스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것과 찾아가는 길이 다소 복잡하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단점을 잊게 할 만큼, 음식 맛과 분위기가 훌륭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직접 담근 장아찌와 김치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맛을 보니, 역시 시판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맛이 느껴졌다. 김치와 장아찌를 몇 가지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산사랑’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이 계속 떠올랐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 혹은 부모님을 모시고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 ‘산사랑’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용인 지역 맛집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푸르른 지역명 봄이나 여름에 와서,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기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