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예술공원 숨겨진 정원, 보리수에서 맛보는 풍경 한정식 맛집

어머니의 팔순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안양예술공원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보리수”라는 한정식집을 발견했다. 복잡한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을 끌었다. 무엇보다,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한적한 분위기와 깔끔한 한정식이라는 점이 결정적인 선택 이유였다.

예약을 서두르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후기를 찾아봤다. 몇몇 후기에서 음식 나오는 속도가 느리다는 평이 있어 걱정했지만, 예약할 때 미리 말씀드리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일단 강행하기로 했다.

안양유원지 초입부터 이정표가 띄엄띄엄 나타났다. ‘이런 곳에 식당이 있다고?’ 의심이 들 때 즈음, 언덕길이 나타났다. 경사가 꽤 있어서 운전이 미숙한 사람은 조심해야 할 듯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자갈밭이 꽤 넓게 펼쳐져 있었다.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향하는 짧은 길조차도 힐링이 되는 듯했다. 잣나무와 목백일홍이 눈에 띄었는데, 특히 흰색과 분홍색이 섞여 피어있는 목백일홍은 감탄을 자아냈다.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서는 듯한 기분이었다.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아늑하고 편안했다. 프로방스 스타일의 인테리어는 한정식집이라는 느낌보다는, 마치 갤러리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마다 놓인 꽃무늬 테이블보는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커다란 창밖으로는 초록빛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큰 도로에서 가깝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정원과 건물이 어우러진 외부 전경
정원을 배경으로 한 건물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예약 시간에 맞춰 도착했음에도, 테이블 정리가 덜 되어 잠시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직원분들의 친절한 미소와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정중한 안내에 기분 좋게 기다릴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이 나왔다. 우리는 ‘소나무 코스’로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따뜻한 죽이었다. 은은한 들깨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곧이어 샐러드, 해파리냉채, 연어 타다끼, 잡채 등 다채로운 음식들이 차례대로 나왔다. 샐러드는 신선한 야채와 상큼한 드레싱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고, 해파리냉채는 톡 쏘는 겨자 맛이 코를 자극하며, 잃어버렸던 입맛까지 되살려주는 듯했다.

샐러드, 해파리냉채, 잡채 등 다채로운 퓨전 한정식 메뉴
색색깔의 퓨전 한정식 메뉴들은 눈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연어 타다끼였다. 겉은 살짝 익히고 속은 신선한 상태로 나온 연어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불고기 냉채는 시원하면서도 달콤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고, 잡채는 쫄깃한 면발과 다채로운 채소의 조화가 훌륭했다. 음식들은 하나같이 정갈하고 깔끔했으며, 과하지 않은 양으로 코스 요리의 흐름을 끊지 않았다.

메인 요리로는 맥적구이, 칠리새우, 육회, 사태찜, 낚지볶음, 흰살 생선 요리가 나왔다. 맥적구이는 돼지고기를 된장 양념에 재워 구운 것으로,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밥을 부르는 맛이었다. 칠리새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매콤 달콤한 칠리 소스가 입맛을 돋우었다. 육회는 신선하고 부드러웠으며, 사태찜은 푹 익은 무와 함께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낚지볶음은 매콤하면서도 쫄깃한 낚지의 식감이 좋았고, 흰살 생선 요리는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코스 요리가 나올 때마다, 직원분들은 음식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주셨다. 재료의 원산지, 조리법, 먹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음식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또한, 빈 접시를 빠르게 치워주시고, 필요한 것을 묻는 등 세심한 서비스에 감동했다.

이미 배가 불렀지만, 식사로 나온 냉면을 포기할 수 없었다. 시원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 그리고 아삭한 오이와 무생채의 조화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듯했다. 특히, 고기 종류가 많아 느끼할 수 있었던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는 점이 좋았다.

매콤달콤한 낚지볶음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매콤달콤한 낚지볶음.

식사를 마치고, 1층에 마련된 카페 공간으로 향했다. 500원을 내고 마실 수 있는 원두커피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커피를 들고 야외 테이블에 앉으니,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식당 뒤편에는 철쭉이 만개해 있었다. 붉은 철쭉꽃이 뒤덮인 언덕은,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아름다웠다.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군포 철쭉공원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어머니는 철쭉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소녀처럼 즐거워하셨다.

전체적으로, 음식 맛은 깔끔하고 정갈했으며, 서비스는 친절하고 세심했다. 특히, 식당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은, 식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몇몇 후기에서 지적되었던 음식 나오는 속도 문제는, 예약할 때 미리 문의하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프로방스풍 인테리어의 내부 모습
따스한 색감의 조명과 가구들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장과 식당으로 향하는 길이 조금 불편하다는 것이다. 자갈밭으로 된 주차장은 걷기에 불편했고, 경사진 언덕길은 노약자에게는 다소 힘들 수 있다. 또한,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리수”는 안양에서 손꼽히는 풍경 좋은 맛집임에 틀림없다. 훌륭한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아름다운 자연 풍경은, 소중한 사람들과의 특별한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 때는 또 어떤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어머니는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했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모습을 보니, “보리수”를 선택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맛있는 음식보다 더 소중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보리수”는, 그 소중한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안양예술공원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숲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는 시간.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보리수”는, 그 행복을 선물해 준 곳이었다.

담백한 맛이 일품인 수육
정갈하게 담겨 나온 수육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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