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행 KTX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단 하나, 잊을 수 없는 그 맛을 다시 느끼기 위해, 총각네 게장으로 향하는 미식 여행이었다. 서울에서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는 이야기에, 간장게장을 즐기지 않는 나조차도 홀린 듯 방문했던 곳. 그날의 감동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이번에는 벼르고 벼르던 오픈런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전주 맛집 탐방, 그 설렘 가득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평일 오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식당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역시, 전주 사람들은 맛있는 건 귀신같이 안다. 10년 넘게 이 자리에서 사랑받아온 노포의 저력은, 기다리는 시간조차 기대감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10시 30분, 드디어 문이 열리고, 차례대로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둘 다 포기할 수 없기에 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그리고 놓칠 수 없는 꽃게 라면까지!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하나 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김, 미역국, 옥수수콘, 잡채, 샐러드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간장게장.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뚜껑 안에는 주황색 알이 가득 차 있었다. 신선한 연평도 암꽃게만을 사용한다는 설명처럼, 비린 맛은 전혀 없고 고소한 향만이 코를 간지럽혔다. 젓가락으로 살짝 누르니, 탱글탱글한 게살이 쏟아져 나왔다.
함께 나온 김 위에 밥을 올리고, 그 위에 간장게장 살을 듬뿍 얹어 한 입 가득 넣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황홀했다.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간장 소스는, 게살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왜 이곳이 전주 법리단길에서 손꼽히는 명소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게딱지에 밥을 넣고 쓱쓱 비벼 먹는 맛은 또 다른 별미였다. 녹진한 내장의 풍미와 짭짤한 간장 소스가 어우러져,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워냈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이는 나를 보며, 함께 온 친구는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네!”라며 웃었다.
이번에는 양념게장에 도전했다. 빨갛게 버무려진 양념이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을 고이게 했다. 젓가락으로 집어 들자,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한 입 베어 무니, 매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맵찔이인 나에게는 조금 매웠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미역국을 한 모금 마시니, 얼얼했던 입안이 진정되는 듯했다. 다시 양념게장을 집어 들고, 이번에는 김에 싸서 먹어봤다.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게살의 단맛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양념게장 역시 밥도둑이었다. 밥 위에 양념을 듬뿍 올려 비벼 먹으니, 어느새 밥 두 공기를 해치웠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꽃게 라면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는 꽃게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었다. 면발을 들어 올리니, 쫄깃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다. 게살과 함께 면을 후루룩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싹싹 비워내고 나서야, 겨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역시, 오픈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각네 게장의 가장 큰 매력은 신선한 재료와 정직한 맛에 있었다. 국내산 연평도 꽃게만을 사용하여, 비린 맛없이 깔끔하고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과도하게 짜거나 맵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친절한 직원분들의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며,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특히, 아이들을 예뻐하는 사장님의 모습은 더욱 훈훈하게 느껴졌다.
총각네 게장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과 함께,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전주에 다시 온다면, 주저 없이 이곳을 찾을 것이다. 그만큼 나에게는 최고의 전주 맛집으로 기억될 것이다.

전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총각네 게장을 꼭 방문해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오픈런은 필수! 맛있는 게장을 맛보기 위한 작은 노력이라고 생각하면, 기다리는 시간조차 즐거울 것이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는 다음 전주 방문을 기약했다. 그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이 맛있는 게장을 함께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총각네 게장은, 나에게 단순한 맛집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 되었다. 전주의 맛과 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